[김대식의 브레인 스토리] [125] 코딩하는 컴퓨터

조선일보
  •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입력 2015.03.05 03:00

    김대식 KAIST 교수 사진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과학 저널 '네이처'는 과학계 최고 영향력을 자랑하지만, 워낙 까다롭고 경쟁률이 높아 평생 한 번의 논문을 제출하기도 어렵기로 유명하다. 특히 응용공학 논문이 네이처에 실리기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소문까지 있다. 그런 네이처에 최근 인공지능 논문이 실려 화제다. 그것도 유명 대학이나 연구소가 아닌 영국의 작은 스타트업에서 제출한 논문이었으니 말이다.

    논문을 제출한 회사는 딥마인드(DeepMind Technologies)라는 최근 가장 각광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구글사가 아직 단 하나의 제품도 서비스도 팔지 않은 딥마인드를 2014년 7000억원 이상을 주고 인수했을 정도다. 구글은 왜 그 많은 돈을 투자했을까? 우선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데미스 하사비(Demis Hassabis)는 영국 최고 천재로 알려져 있다. 청소년 시절 체스 챔피언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최고 수준의 컴퓨터 게이머이자 게임 프로그래머로도 유명했다. 케임브리지대학 컴퓨터공학과를 수석 졸업한 하사비는 런던대학에서 뇌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딥마인드는 무엇을 하는 회사일까? 바로 뇌 모방 형식의 기술을 이용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네이처에 소개된 논문이 바로 딥마인드사의 첫 결과물이다. 강화학습적 딥러닝(deep reinforcement learning)이라는 뇌 모방적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컴퓨터가 스스로 컴퓨터 게임을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했다. 그것도 인간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딥마인드사의 궁극적 목표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컴퓨터가 스스로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능력을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얼마 전 오바마 미 대통령이 자신도 코딩을 배울 정도라며 청소년들에게 코딩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미래 사회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만약 딥마인드사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의 도움 없이도 코딩하는 컴퓨터가 등장할 수 있다. 기계가 인간으로부터 독립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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