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95/FIRST & BEST] 첫번째 은행은 조흥, IMF 거치며 신한은행으로 통합

    입력 : 2015.03.05 03:00

    금융의 기적을 꿈꾸며

    국내 1호 금융회사는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이다. 1897년 2월 '한성은행'이란 이름으로 세워져 올해로 118년이 됐다. 우리나라 최초 은행으로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1호 기록을 갖고 있다. 1918년 일본 도쿄에 우리나라 은행 최초의 해외 지점을 만들었고, 1956년 증권거래소에 금융사뿐 아니라 전체 기업을 통틀어 상장 주식 1호를 기록했다. 또 1960년 금융권 최초로 노조가 만들어졌다.

    서울시 종로 서린동에 있었던 한성은행 건물.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불타 없어졌다.
    서울시 종로 서린동에 있었던 한성은행 건물.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불타 없어졌다.

    이후 조흥은행은 줄곧 국내 최고(最古)이자 1위 은행 자리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긴 역사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가장 큰 위기는 1997년의 외환 위기였다. 이때 대기업이 대거 무너지면서 이곳에 돈을 빌려준 조흥은행도 함께 위기에 빠졌다. 결국 정부 공적자금으로 연명하다가 2002년 새롭게 떠오른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된 뒤, 2006년 신한은행에 합병됐다.

    그러나 역사는 단절되지 않았다. 통합 신한은행이 사명은 신한으로 쓰되, 등기상 존속 법인을 조흥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의 역사는 그대로 통합 신한은행의 역사로 이어지게 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합병 전 신한은 1982년 세워져 33년으로 본래 역사는 짧지만, 조흥과 합병하면서 118년 역사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수·합병 당시 조흥은행 직원들은 신생 은행에 흡수된다는 자괴감에 강하게 반발했다. 전산실과 행장실을 점거한 채 장기 농성을 벌이는 것은 물론 경영진의 방관 속에 대출 자료를 숨겨 신한금융의 인수 실사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에 신한은 급여 인상 등을 약속하며 장기간 설득하는 노력을 했고, 인수·합병 후에는 구(舊)신한 직원들을 구조흥 지점으로, 구조흥 직원들을 구신한 지점으로 순환 배치하는 인사 정책으로 화학적 통합에 나섰다.

    신한은 조흥과 합병한 이후 자타 공인 국내 1등 금융 그룹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금융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 2조원을 넘어섰다.

    금융업계에서 다른 1호를 보면 국책은행에선 산업은행(1954년 설립), 지방 은행에선 대구은행(1967년 10월), 외국계 은행에선 한국씨티은행(1967년 한국 진출)이 있다.

    또 생명보험사에선 한화생명(1946년 9월 대한생명으로 설립, 2012년 한화생명으로 변경), 손해보험사에선 메리츠화재(1922년 10월 조선화재해상으로 설립, 2005년 메리츠화재로 변경), 증권사에선 교보증권(1949년 대한증권으로 시작, 1994년 교보증권으로 변경)이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역사가 짧아서 수백 년 역사를 가진 금융회사는 없지만, 분야별 최초 금융회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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