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해 주요 국정 과제를 제시하는 '양회(兩會·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3일 개막한다.

양회의 최대 관심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 개막식에서 발표할 2015년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국방비 증가 폭이다. 중국은 지난해 7.5%의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실제 성장률은 24년 만의 최저치인 7.4%를 기록했다. 시진핑 지도부는 이미 중국이 초고속 성장 시대를 마감하고, 연 7% 정도 성장하는 시대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시 주석은 이런 상황을 '신창타이(新常態·뉴 노멀)'라고 이름 붙였다. 신화통신 등은 "중국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를 7% 안팎으로 내리고, 과잉생산 해소 등 질적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경기 하강 압력에 시달리는 중국 성장률이 6%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성장률을 6.8%로 예상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지난해 국방비 증가율을 뛰어넘는 예산을 편성하는지가 이번 양회의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반중(反中) 성향의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최근 "중국은 경제성장률이 떨어져도 국방비는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1989년 이후 2010년(7.5%)을 빼고 매년 10% 이상 국방 예산을 늘려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2.2% 증가한 8082억2000만위안(약 141조원)을 책정했다. 시 주석은 작년 말 전군 지휘관들에게 "무기 개발의 새 장을 열겠다"고 선언하며 군사 장비의 현대화를 지시했다. 일본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 예산을 편성한 것도 중국의 국방비 증액 욕구를 자극하는 대목이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지난달 "중국의 2014년 군비 지출은 국내총생산의 1.5%에도 못 미치고 세계 평균 2.5%보다 낮다"며 "1인당 국방비 지출은 미국의 22분의 1, 일본의 5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집권 3년 차를 맞는 시 주석은 이번 양회를 통해 반(反)부패와 법치 확립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 2년 동안 양회 대표 40여명이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고 신경보(新京報)가 1일 보도했다.

사정 작업을 총괄하는 당 기율검사위원회가 최근 홈페이지에서 "반부패가 목표를 달성했다는 생각에 강력히 반대하며, 올해도 고강도 부패 척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것은 반부패 부작용 등을 거론하는 세력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스모그 등 환경 문제와 날로 심해지는 빈부 격차도 이번 양회의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합쳐서 양회라고 부른다. 매년 3월 초 개최된다. 전인대는 우리의 국회에 대응되는 중국식 대의기관이다. 정협은 국정자문회의 성격의 조직이다. 정협위원 중 비공산당파의 비율은 약 60%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