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총리가 22일 자신의 부인 박영옥씨 빈소를 찾은 이완구 총리에게 “대통령에게 직언하겠다는 소리를 일절 입에 담지 말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이 총리가 빈소를 다녀간 직후 장례식장을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이 총리가 가끔 (공개적으로) 대통령에게 직언하겠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 소리를 일절 입에 담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섬세한 여성이기 때문에 국무총리가 자꾸 그런 얘기를 국민한테 해서는 안 된다”며 “할 말이 있으면 조용히 건의 드리지 대통령한테 이런 얘길 했다고 자랑하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김 전 총리가 지난 19일 자택을 찾아온 이 총리에게 ‘박 대통령의 뜻에 저촉되는 말은 하지 말라’는 발언을 한 것은 대통령에게 직언은 하되, 밖에는 알리지 말라는 취지였다”고 했다.
앞서 빈소를 방문한 이 총리는 김 전 총리 부인의 장지가 본인의 지역구인 충남 부여인 것을 언급하며 “제가 (김 전 총리를) 모시고 장지까지 가겠다”고 했다. 이에 김 전 총리는 “거기 (부여 장지에) 나하고 (부인하고) 같이 나란히 눕게 돼 있다. 먼저 저 사람은 가고, (나도) 곧 (따라) 갈 거다. 일찍 가는 게 좋은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