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총리는 고향인 충남 부여에 가족 납골당을 마련했다. 육군 장성 출신으로 국립묘지에 묻힐 수 있지만 가족과 함께하기로 한 것이다. 김 전 총리는 주변에 자신의 정치 인생 역정을 이야기하며 "이제 생로병사(生老病死) 중 사(死)만 남았다. 고심 끝에 국립묘지보다는 조상과 형제들이 있는 고향에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21일 별세한 부인 박영옥 여사도 화장 후 여기에 안장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는 본인이 세상을 떠나면 부인과 함께 묻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도 "아내와 함께 묻힐 묘소를 봐뒀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가 가족 납골당에 세우기 위해 준비한 묘비에도 부인에 대한 애절함을 담았다. 묘비문은 김 전 총리가 직접 짓고 행서체(行書體)의 대가인 청암 고강 선생이 썼다고 한다.

'思無邪(사무사·생각이 바르므로 사악함이 없다는 뜻)를 인생의 도리로 삼고 한평생 어기지 않았으며'라고 시작하는 묘비는 '내조의 덕을 베풀어준 영세반려(永世伴侶)와 함께 이곳에 누웠노라'로 끝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