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이념 성향 분석 결과, 새누리당 내에선 친박계가 비박계보다 더 보수적으로 표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의원에게 부여한 이념 점수가 1에 가까울수록 보수적인데, 친박 의원 48명의 평균은 0.715로 비박계 의원 111명 평균인 0.697보다 다소 높았다. 친박계는 새누리당 전체 평균(0.702)보다 더 보수에 가까웠다. 친박계 중에선 유기준 의원(0.916· 290위)이 가장 보수적이었다. 전체 의원을 통틀어 여섯째로 보수적이었다. 유 의원은 2013년부터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라는 친박계 모임을 이끌고 있다. 그 밖에 홍문종(0.816·274위) 안홍준(0.748·252위) 노철래(0.677·214위) 서청원(0.647·174위) 이정현(0.564·143위) 의원 등 순이었다.

비박계 의원들은 친박계보다 상대적으로 이념 스펙트럼이 넓었다. 새누리당에서 가장 진보적 표결 성향을 보인 정용기 의원과 가장 보수적이었던 주호영 의원이 모두 비박계였다. 계파의 구심점이 없다 보니 투표 행위가 제각각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자주 내 '여당 내 야당'으로도 불리는 이재오 의원(0.481·138위)은 중도 쪽에 가까웠다. 이어 김태호 최고위원(152위), 나경원 의원(160위), 김성태 의원(246위), 김영우 의원(270위) 등으로 넓게 분포했다.

지역별로는 영남권 의원들이 가장 강한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였다. 대구·경북 지역 평균(27명, 0.712)과 부산·경남 지역 평균(37명, 0.710) 모두 새누리당 전체 평균(0.702)보다 더 오른쪽이었다. 주호영 의원(295위·대구 수성을)과 조원진 의원(291위·대구 달서병)을 비롯해 유기준 의원(290위·부산 서구), 하태경 의원(288위, 부산 해운대기장을), 박대출 의원(278위, 경남 진주) 등이 짙은 보수 색채를 보였다. 반면 유권자의 야권 성향이 강한 수도권 출신 의원들(43명, 0.674)은 여당 평균(0.702)보다 진보적인 성향을 보였다. 충청권(15명·0.671)은 약간의 차이로 뒤를 이었다. 경기도 여주·양평·가평이 지역구인 정병국 의원(0.538)은 139위였고, 유의동 의원(경기 평택을)도 0.562로 142위를 차지했다. 친박계는 보수적이었지만, 수도권의 윤상현 의원(인천 남구을)은 0.576으로 145위였고, 현 정부의 국무위원인 황우여 의원(인천 연수)도 0.580으로 중도에 가까운 147위였다.

군 장성 출신 인사들도 상당히 보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사령부 사령관 출신인 한기호 의원(294위)과 육군 중장 출신인 황진하 의원(292위), 기무사령관 출신의 송영근 의원(286위) 등이 보수 성향의 선두권에 올랐다. 이 밖에 '종북 저격수'라는 별칭이 붙은 김진태 의원(강원 춘천)과 하태경 의원도 각각 287위와 288위를 차지해 보수 성향을 입증했다.

한편 평소 이미지와 다른 결과가 나온 의원들도 있었다.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주도해 진보적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세연 의원은 0.764로 259위를 차지하며 법안 표결에선 보수 성향을 보였다. 또 검찰 출신으로 당내에서 진보적 목소리를 내 온 박민식 의원도 250위(0.732)로 보수 쪽으로 분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