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본토에서 서남쪽으로 52㎞ 떨어진 타이만(灣) 바다의 코탕(Koh Tang)섬. 미국 정부가 지난달 중순부터 이곳에서 대대적인 실종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미군 기관지 성조지가 13일 보도했다. 1975년 5월 이곳에서 캄보디아의 급진 공산 세력 크메르루주군(軍)과 싸우다 실종된 베트남전 참전 해병대원 조지프 하그로브 병장(이하 당시 계급), 개리 홀 일병, 대니 마셜 이병의 유해 발굴 작업이다.
올해는 미국이 베트남에서 패전한 지 40주년 되는 해. 그 벽두에 미국이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 된 세 명의 귀향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발굴을 총괄하는 미 국방부 포로·실종자국(DPMAA)은 미군 실종자 수색과 포로 송환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관 부서들을 합쳐 올 초 출범시킨 조직이다. 베트남전 실종 미군 숫자는 1600여 명으로 추산된다.
당시 세 해병은 미군의 베트남전 마지막 공식 전투로 알려진 '마야게즈호 탈환 작전'에 투입됐다. 사이공 함락 직후인 1975년 5월 중순, 미 대사관 기밀 물자 등을 싣고 미국인 40여 명을 태운 미국 상선 마야게즈호가 캄보디아 영해에서 크메르루주에 붙잡혔다. 이에 제럴드 포드 당시 대통령 명령으로,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와 해군 특수부대·공군 등 200여 명이 탈환 작전에 투입됐다. 이 작전 중 코탕섬 일대에서 미군 38명이 전사했다.
작전에 참가했던 미 해병 부대가 생존 대원들을 파악하던 중 하그로브 병장 등 3명이 생존자·사망자 명단 어디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동료들이 되돌아가 구해오겠다고 했지만 철수 중이던 미군 당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해병 3명은 모두 생포돼 살해됐다는 목격담이 전해졌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미 당국이 이들의 유해 발굴을 서두르는 것은 코탕섬이 리조트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러시아 기업 등이 꾸린 컨소시엄이 캄보디아 정부와 섬 임대차 계약을 맺어, 7성급 호텔과 카지노 등을 갖춘 호화 리조트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일부 지역에서 공사를 시작했다. 개발이 본격화되면 발굴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