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청문회' 마지막 날 밤 청문회의장에선 무슨 일이…

입력 2015.02.13 16:11 | 수정 2015.02.13 18:19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10~11일) 마지막 날이던 지난 11일 밤 8시30분 청문회의장. 저녁식사를 위해 정회됐던 청문회가 다시 열렸을 땐 회의장을 빽빽이 채웠던 주요 방송국 TV카메라들이 대부분 철수하고 없었다.

청문회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관심이 떨어졌기 때문일까? 하여튼 이 때부터 청문회 분위기는 ‘뭔가’ 달랐다. 전날과 이날 오후까지 각종 의혹에 대한 야당의 맹공격과 여당의 방어만 주로 이어졌던 청문회의 마지막은 나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11일 저녁 이완구 후보자가 서울 여의도 국회 청문회장에서 마지막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11일 저녁 이완구 후보자가 서울 여의도 국회 청문회장에서 마지막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틀 동안의 청문회 기간 중 처음으로 야당 의원들에게서 정책 질의가 나온 것도 이 때부터였다.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현 정권이 비정규직 계약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려고 추진하는 것에 대해 물어봤다.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총리 후보자여서 조심스럽다면서도 “국회의원 신분으로 비정규직의 계약 기간 연장은 신중해야 한다.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외에도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 최저임금제 등에 대한 질문이 야당 의원들로부터 나왔다.

밤 11시쯤 휴식을 위해 잠시 청문회가 정회됐다. 인사청문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서로 웃으면서 말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한 여당 의원이 다음날(12) 예정된 인사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언급하며 야당 의원에게 이렇게 말을 건넸다. “말 하시는 거 보니까 잘 해주실 거 같은데….”

다시 속개된 회의에서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거 하나만은 이 후보자가 정홍원 국무총리보다 잘 할 수 있는 것을 꼽으라면 뭐냐”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가 “바로 직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하면서 야당과 소통했다. 총리가 되면 야당과 소통을 최대 책무로 생각하고 노력하겠다”고 대답하자, 유 의원은 “(이 후보자가) 정홍원 총리보다 나을 것 같다. 소신 총리가 될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인사청문회를 마친 이완구(오른쪽)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장에서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한 여야 청문위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인사청문회를 마친 이완구(오른쪽)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장에서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비롯한 여야 청문위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맡아 청문회 사회를 본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에 끼어들었다가 다시 논란이 되자 급하게 정리하기도 했다.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후보자가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옮겨가며 재산을 불려온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질의를 마치자, 갑자기 끼어들었다. 진 의원은 이 후보자가 29세였던 1978년에 서울 잠실의 33평형 주공아파트에 6개월간 전입해 있다가 결혼 후 신반포 2차 아파트를 분양 받은 과정에 대해 물었다. 이 후보자는 머뭇거리다가 “아버지가 사주셨다”고 답변했다.

진 의원이 질의가 끝난 후 한선교 의원이 “1978년에 잠실 주공 13평 아파트를 샀다고요?”라고 물었다. 진 의원이 “(잠실 1~4단지와 달리 아파트 평수가 큰) 5단지”라고 답변하면서 이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다시 꺼내자 한 의원은 “제가 괜히 말을 꺼냈다”면서 말렸다.

그러자 가만히 듣고 있던 이 후보자는 본인의 부동산 투자가 투기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 “지금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옥 부지(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가 평당 4억원에 매각됐는데, 경제기획원에 근무하던 당시(70년대) 평당 10만원에 팔도록 사인한 기억이 난다”며 말을 보탰다.

‘언론 외압 의혹’ 녹음 파일 공개 등 논란이 많았던 청문회였지만, 자정을 4분 앞두고 청문회가 끝나자 이완구 후보자는 그를 공격하던 야당 의원들과 웃으면서 악수를 하고 청문회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밤 분위기으로만 봐서는 다음날 여야가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채택과 인준 문제를 놓고 대치했던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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