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중국 자본의 투자 유치를 위해 중국을 국빈방문하던 중 중국인들의 영어 발음을 조롱하는 듯한 농담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고 4일(현지시각)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와 중국 사업가 1000여명이 모인 자리에 참석한 직후 트위터에 스페인어로 "행사에 1000 명 넘는 사람이 왔는데, 이들이 모두 '라 캄포라(Campola)' 소속일까, 아니면 단지 쌀(alloz)과 석유(petl?leo) 때문에 왔을까?"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문제는 스페인어로는 Campora, arroz, petr?leo가 맞는 표기인데,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R 자를 모두 L 자로 바꿔서 올렸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인들이 흔히 실수하는 영어 발음을 그대로 흉내내 조롱하는 것 처럼 보여 곧장 논란이 됐다.

논란이 된 글 자체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내 자신의 반대파들을 겨냥해 쓴 것이다. '라 캄포라'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아들이 이끄는 친정부 청년조직이다. 반대파들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중 라 캄포라 소속 외엔 대통령 지지자가 거의 없고, 그마저도 식료품 등 선물을 받으려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트위터 팔로어만 353만명을 거느리고 있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해당 글은 곧장 논란이 됐다. 그는 글을 올린 지 수분 만에 "(비판 세력의) 우스꽝스러움과 부조리함에 지나쳐 유머로 받아칠 수밖에 없었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트위터 상에서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발언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측은 아직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트위터 글에 대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