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사진〉 도핑 파문'에 체육계도 우왕좌왕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대한수영연맹, 박태환 측 관계자들은 30일 서울 송파구의 스포츠인권익센터에서 업무 협의 회의를 했다. 한국 올림픽 메달리스트 사상 처음으로 금지 약물에 양성반응을 보여 다음 달 FINA(국제수영연맹) 청문회에 나가야 하는 수영 스타 박태환(26)의 소명(疎明)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각 언론사에 "실무 협의를 비공개로 할 예정이었으나 취재 요청이 있어 회의 모습을 공개하겠다"고 통보했다. 비공개 회의로 알고 있었던 박태환 소속사 팀 GMP 측은 "취재진이 있다면 불참하겠다"고 반발했다. 이에 체육회는 취재진에게 "회의 모습은 비공개로 하되 내용은 보도자료로 나눠주겠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자 팀 GMP 측에선 박태환의 누나 등이 참석했다. 이 소동 탓에 낮 12시 반 예정이었던 회의는 오후 2시로 늦춰져 오후 3시 20분쯤 끝났다. 대한수영연맹은 '청문회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예정했던 브리핑까지 뒤늦게 취소했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를 준비하던 작년 9월 3일 WADA(세계반도핑기구)의 도핑테스트에서 남성호르몬제인 테스토스테론에 양성반응을 보였다. 기본적으로 2년간 선수 자격정지 징계가 뒤따른다.

박태환 측은 "2014년 7월 병원에서 먼저 제안한 무료 치료 과정에서 금지 약물 성분이 든 주사를 모르고 맞았다"며 의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29일 검찰 조사를 받은 '뷰티 디렉터(미용 상담 전문가)' A씨가 "박태환이 내 지인을 통해 먼저 병원을 섭외해 달라고 부탁해 연결해줬다"고 진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본지 30일 자 A25면 참조〉

대한수영연맹과 대한체육회 관계자 등이 30일 국제수영연맹 도핑 청문회에 대비한 실무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박태환 측은 취재진이 물러난 후 참석했다.

팀 GMP는 30일 오전 전화로 본지의 취재 경로를 물어보면서 "우리도 사실 확인을 하고 있으며, 사실이 아니라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전했다. 즉 팀 GMP는 기사를 보고 당사자인 박태환에게 먼저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전에 신문사에 항의부터 한 것이다. 팀 GMP는 박태환의 아버지가 대표이고, 누나와 누나의 남편이 업무에 관여하는 가족 회사다.

팀 GMP는 FINA 청문회가 열리기 전까지 비밀을 지켜야 하는 규정이 있음에도 '억울하게 약물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여론에 호소하는 전략을 썼다. 득보다는 실이 컸다. 병원 의사를 고소하면서 박태환 측에 불리할 수 있는 진실 공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의사는 "박태환에게 2014년 7월뿐 아니라 2013년 12월에도 남성호르몬제인 '네비도' 주사를 놔줬으며, 주사제 성분도 알려줬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얼마 전 이 병원을 압수 수색하면서 2013년 12월 진료 기록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 결과를 다음 주 초쯤 발표할 예정이다.

도핑 파문이 길어지면서 인터넷엔 "고의였건, 실수였건 가장 큰 책임은 선수인 박태환에게 있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세계도핑방지규약 2조엔 '어떠한 금지 약물도 자신의 체내에 유입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과 어떠한 금지 방법도 사용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선수 각 개인의 의무이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박태환이다. 설령 그가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더라도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은 어려울 전망이다. 대한체육회가 작년 7월 15일 제정한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1장 5조 6항에 따르면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 약물 복용, 약물 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 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국가대표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금지 약물 복용으로 1년 징계를 받으면 4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