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이른바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소속 다카하시 시로(高橋史朗) 메이세이 대학교수가 미국 역사 교과서 기술을 왜곡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미국 내 전문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일본은 미국 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맥그로힐 출판사에 위안부가 '일왕의 선물'이라고 묘사한 부분과 난징대학살 때 중국인을 참수하는 사진을 삭제하라고 압력을 가했었다.
데니스 핼핀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연구원은 20일 본지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사진 등을 삭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슬람 성전을 주장하는 지하디스트들이 프랑스 파리 풍자 주간지의 만평 게재에 반발하는 것과 유사하다. 언론 자유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말했다.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는 "미국 교과서를 상대로 한 일본의 역사 왜곡 행위는 학술 자유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소극적 태도를 꾸준히 지적해온 민디 코틀러 아시아 폴리시 포인트 소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아베 정권은 건설적인 과정으로 나가지 못하고, 자신을 파괴하는 경로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내의 각종 정치 정보를 담은 '넬슨 리포트'에는 익명을 요구한 동북아 전문가의 글이 올랐다. 그는 "미국의 학자들과 출판업자들은 일본을 향해 왜곡 행위를 당장 그만두라고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최근 뉴욕 주재 일본 총영사관을 통해 위안부 내용을 기술한 맥그로힐 출판사에 관련 내용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극우 단체인 새역모가 실사 작업을 벌여 일본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