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가 꼭 토끼처럼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하는 건 아니다."
필리핀 방문을 마친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이 19일 로마행(行) 비행기에서 과도한 출산을 토끼에 비유해 화제가 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이 낙태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부양할 능력이 안 되는데도 아이를 낳아 기르는 가정에 어떤 말을 해줄 수 있느냐?"고 동승한 한 기자가 묻자, 이같이 답했다. 로마 가톨릭이 낙태·인공피임을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무분별한 출산을 장려하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도한 출산으로 문제가 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 제왕절개까지 해가며 7차례 출산을 하고 8번째 아이를 임신한 한 여성의 이야기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여성을 만나 "무책임하게 행동했다"며 "고아 일곱 명을 두고 세상을 떠나려는 것이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책임감 있는 부모가 되려면 오히려 자녀 출산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공피임 대신 가톨릭 교회가 허용하는 자연적인 방식으로도 가족계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성의 배란 주기를 이용하는 방법 등을 그 예로 꼽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토끼를 언급한 건 토끼의 번식력 때문으로 보인다. 사람과 달리 생리를 하지 않는 암토끼는 교미 후 즉시 배란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태 확률이 매우 높다. 한 번에 새끼 5~8마리를 낳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신한 상태에서도 추가로 임신할 수 있다. 임신 기간도 30일로 짧아 1년에 암토끼 한 마리가 새끼 40여 마리를 낳는 일도 가능하다.
실제로 호주에선 1859년 유럽에서 들여온 토끼 12마리를 사냥용으로 들판에 풀어놨는데, 이 토끼들이 40여년 만에 6억 마리로 불어나기도 했다. 수토끼는 생후 6개월쯤 지나면 수시로 교미를 시도하는데, 이 역시 높은 번식력의 요인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