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힘찬 도전을 위하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일 삼성그룹 신임 임원 240명을 부부 동반으로 초청해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만찬을 하며 '힘찬 도전'을 건배 구호로 외쳤다. 이 부회장은 "작년 한 해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해였다"며 "그럼에도 좋은 실적을 내서 임원 승진을 하신 여러분은 정말 능력 있는 인재들이며 올해는 더 열심히 노력하자"고 했다. 이건희 회장의 장기 부재(不在) 상황에서 삼성그룹을 사실상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은 "패기를 갖고 힘차게 도전하고 새롭게 혁신하자"고도 말했다.

이날 이 부회장의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사장도 참석했다. 삼성가(家) 삼남매(三男妹)가 신임 임원 만찬에 나란히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의 경영 구도가 더욱 공고해졌다고 보고 있다.

건배주도 관심거리였다. 와인 애호가인 이건희 회장만큼 이 부회장도 와인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건희 회장이 만찬에서 자주 사용했던 '이기갈 콩드리유 라 도리안(Condrieu La Doriane)' 등 유명 프랑스 와인이 선택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국내 업체 국순당에서 만든 복분자주인 '명작'이 올려졌다. 375mL 기준 1만원 선인 술이다. 전통주가 삼성 공식 행사의 건배주로 채택된 것은 두 번째다. 지난해 이건희 회장의 생일 만찬 때 처음으로 전통주 백련맑은술과 자희향국화주가 쓰였다.

삼성은 이날 신임 임원 부부들에게 장미꽃과 이건희 회장 명의의 커플 시계를 선물로 줬다. 시계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스위스산 론진으로 300만~500만원대다. 이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이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