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외모·돈·학력 따지는 '소개팅 앱' 논란

입력 2015.01.19 15:59

“총점 1.69점으로 불합격했습니다.”
데이팅 앱 '아만다'에 가입을 신청하면 외모를 기준으로 평균점수와 함께 합격, 불합격이 통보된다.
서울 잠실에 사는 회사원 A씨는 최근 한 남녀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인 소셜 데이팅 앱에 가입하려다 이런 통보를 받았다.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아만다)는 이름의 이 앱에서 A씨를 평가한 기준은 외모였다. 5점만점에 1.69점이 나왔다. 이 점수는 아만다에 이미 가입한 이성회원 30명이 A씨 외모를 평가한 점수다. 무작위로 선정된 회원들이 A씨가 가입하기 위해 올려놓은 사진을 보고 점수를 매겨 평균을 낸 값이다. 아만다에 가입하기 위해선 평균 3점을 넘어야 한다. 그는 결국 가입을 포기했다.

반면 서울 광화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B씨는 지난 18일 아만다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B씨가 받은 점수는 3.35점. B씨는 가입하자마자 2명의 이성 가입자에게 데이트 신청권인 ‘좋아요’를 받았다. 이들에게 B씨가 ‘나도 좋아요’를 보내면 연결될 수 있다는 메시지도 함께 왔다.

’외모’가 가입 기준이 되는 데이팅 앱
외모를 점수화 해 가입자의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소셜 데이팅 앱 '아만다'의 모바일 화면.
인터넷 데이팅 앱의 가입 기준이 까다로워지고 있다. 아만다처럼 외모를 기준으로 일정 점수를 받지 못하면 가입조차 할 수 없는 사이트가 속속 생기고 있다. 기존의 데이팅 앱은 원하는 이용자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가입한 뒤 나이·사는 곳·직업·학력·키 등 자기 정보를 입력하면 원하는 조건을 가진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연결이 이뤄졌다. 데이트를 원하는 이용자가 많을수록 이성과 연결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다는 내용의 앱 홍보 문구가 뒤따랐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 작년 12월 ‘아만다’에 가입했다는 C씨는 “친구에게 소개팅을 권유하거나 받을 때도 이성의 외모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며 “눈에 차지 않는 사람이 데이트 상대로 나올까 봐 걱정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에게 인정받은 사람들끼리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내 외모가 다른 사람들한테 어느 정도로 평가받는지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남자는 ‘돈’ 여자는 ‘외모’?

‘능력남 매력녀의 솔직발칙 이야기’라고 홍보하는 앱도 있다. 소개팅 앱인 ‘두근두근 드라이브(두드)’는 회원을 남녀로 구분하지 않는다. ‘운전석’과 ‘조수석’으로 분류한다. 차를 보유한 회원은 운전석, 보유하지 않은 회원은 조수석으로 불린다. 운전석 회원이 되기 위해선 자기가 소유한 차를 인증해야 한다. 다만 남성 회원이 운전석, 여성회원이 조수석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두드 이용자는 “원하는 이성을 찾으면 옆자리에 ‘타라’거나 ‘태워달라’고 신청할 수 있는데, 운전석은 보유한 차가 고급 외제 차일수록, 조수석은 예쁜 사람일수록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 기독교인만 가입할 수 있는 ‘크리스천데이트’, 서울대·연세대·고려대·의대·한의대 등 소위 명문대 졸업생이나 재학생만 가입할 수 있는 ‘스카이피플’도 있다.
소셜 데이팅 앱 '두근두근 드라이브'의 모바일 화면(왼쪽)과 앱 이용법.
데이트에도 스펙 필요…“속물근성” VS “어쩔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인터넷 데이팅 앱이 이런 기준을 설정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외모나 재력, 학벌 등 스펙을 갖추지 못하면 데이트도 할 수 없느냐는 것이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한 학생은 “외적인 조건만 보고 가입 기준을 정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런 앱에 실망하고 탈퇴하는 회원도 있다. 현대차 아반떼를 보유하고 작년 11월에 두드에 가입했다는 ‘운전석’ E씨는 지난 2일 앱을 지웠다고 했다. 그는 “두 달 동안 태워달라는 신청을 한 건도 받지 못했는데, 아우디를 끄는 친구는 하루에도 여러 건 태워달라는 신청이 들어온다는 이야길 들었다”며 “돈으로 이용자를 평가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스펙을 따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는 이들도 있다. 경기도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김모씨는 “성격을 중요하게 본다는 사람도 막상 상대가 ‘골룸’같이 생겼다고 하면 (사귀겠다라고) 대답을 못 한다”며 “자기의 가치관과 다르다는 이유로 나쁘게 판단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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