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전력 상황이 대비된 위성사진을 곁들인 12일자‘라 나시온’사설 지면.

"같은 공간의 두 나라가 각자 선택한 체제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볼 수 있는 좋은 사례가 한반도다. 결과는 이렇다. 빛나는 한국과 어둠의 북한, 동전의 양면이 된 것이다."

아르헨티나 유력 일간지 '라 나시온(La Nacion)'이 지난 12일자에 한국과 북한을 조목조목 비교하며 북한 체제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장문의 사설을 실었다. '동전의 양면'이라는 제목 아래 휴전선을 가운데 두고 암흑천지의 북한과 환히 빛나는 한국 땅이 대비된 야간 위성사진을 곁들였다. 사설 분량은 200자 원고지로 38매에 달한다. 남미 언론이 지리적으로 동떨어진 아시아의 이슈를 이처럼 비중 있게 다루는 경우는 드물다고 주아르헨티나 대사관 측은 말했다.

신문은 "북한은 1976년 카를 마르크스를 교과서에서 지워버린 뒤 '주체사상'을 전파했고, 평등·집단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가치는 소멸됐다"고 비판했다. 또 신문은 6·25전쟁 후 중국의 도움을 받은 북한 경제가 한때 한국을 앞질렀지만, 김일성이 1976년 마오쩌둥 사후 개혁개방 노선을 걸은 중국과 거리를 두며 '주체사상'을 고집한 것이 남북한 명암을 가른 중대한 계기가 됐다고 봤다. 북한이 GDP의 30%를 핵·생화학 무기 증강에 쏟아붓고 있다는 통계를 인용하며 "총만 있고 버터는 없는 지금 상황은 (수만명이 굶어 죽은) 1921년 소련 대기근을 연상시킨다"고도 했다. 지도자 김정은을 겨냥, "이 어리고 미숙한 독재자가 측근을 잇달아 처형하고 자기 생일을 휴일로 정하는 걸 보면 이집트의 파라오가 떠오른다"고도 했다.

아르헨티나는 한국 단독 수교국으로 북한과는 1970년대 잠깐 수교했다 곧 단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