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젊은 피로 날아오르다

조선일보
  • 김기철 기자
    입력 2015.01.16 02:49

    [열린국악 내세운 국립국악원]

    자연 음향 풍류사랑방 공연, 작년 48회서 170회로 늘려
    5회밖에 없던 어린이 프로도… 유모차음악회 등 120회 마련

    검은 재킷과 바지를 입은 남자 무용수들이 바닥에서 힘차게 뛰어올랐다. 고막을 때리는 타악이나 일렉트릭 음악이 따라올 법한 힘찬 몸짓이었다. 하지만 이들을 떠받친 건 거문고 연주자 4명. 국악그룹 '거문고팩토리'와 현대무용그룹 '모던테이블'의 협연(協演)이었다.

    15일 낮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올해 국립국악원이 주 메뉴로 내세우는 풍류사랑방 '금요공감'의 시범공연 '정중동(靜中動)'은 젊은 국악, 열린 국악을 보여주는 국악원의 출발 같았다.

    15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열린 시범공연 ‘정중동’. 검은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거문고 반주에 맞춰 몸을 날렸다.
    15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열린 시범공연 ‘정중동’. 검은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거문고 반주에 맞춰 몸을 날렸다. /국립국악원 제공
    '국악 종가(宗家)' 국립국악원이 변신을 선언했다.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악원의 문턱을 낮추고, 고품질의 공연을 제공함으로써 '제2의 개원' 원년으로 삼겠다"고 했다. 전통 공연의 전승에 주력해온 국립국악원이 국악 진흥과 대중화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국악원 변신의 주 무대는 고급 보료가 깔린 130석 풍류사랑방. '최대' 수식어가 달려야 주목받는 세상이지만 국악원은 거꾸로 가기로 했다. 전통 한옥 사랑방을 확대한 이 공연장은 마이크와 스피커를 쓰지 않고, 자연 음향으로 우리 소리를 즐길 수 있는 드문 곳이다. 음악과 춤, 시서화(詩書畵)가 어우러진 선비들의 풍류문화를 이곳에서 재현한다는 계획이다.

    국악원은 풍류사랑방을 3월부터 연말까지 170회 풀가동하기로 했다. '수요 춤전', '목요 풍류', '금요 공감', '토요 정담'이라 이름붙여 각각 춤과 소리, 크로스오버, 토크콘서트 프로그램을 돌릴 계획이다. 작년 이곳에서 열린 기획공연은 '토끼타령' '명인동감' 등 48회였다.

    작년 풍류사랑방에서 열린 판소리 공연 사진
    작년 풍류사랑방에서 열린 판소리 공연.

    매주 목요일 밤 8시에 열리는 '목요풍류'엔 안숙선(판소리) 이춘희(경기민요) 조순자(가곡) 등 명창들과 박용호·원장현(대금), 최경만·한세현(피리) 등이 나선다. 금요일 밤 8시에 열리는 '금요 공감'은 클래식과 재즈, 연극, 무용, 문학 등 다른 장르와 국악을 접목한 프로그램이 쏟아진다. 무용가 홍승엽과 거문고주자 박우재, 대금주자 차승민과 시 낭송, 소리꾼 이봉근과 월드뮤직 그룹 '두번째 달'이 협연하는 식이다. 주말인 토요일은 오전 11시에 각계 명사들을 초청, 음악과 함께 얘기를 나누는 토크콘서트로 꾸민다.

    국악원은 또 어린이극 '솟아라 도깨비'(5월·24회) '까막눈의 왕'(8월·16회), 가족극 한국판 '브레멘 음악대'(12월~2016년1월·80회)와 유모차 음악회 등 어린이 국악 프로그램을 대거 마련, 어린이·청소년과 국악과의 만남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작년 국악원이 기획한 어린이극 공연은 단 5회였다. www.gugak.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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