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 싱크탱크(think tank)도 "두만강 지역 개발하자"

입력 2015.01.14 03:00

[사회과학원 논문… '두만강 다국적 도시' 프로젝트 힘 받나]

"두만강이 동북아 經協 핵심… 조선반도가 적극 참여해야"
南·北·中·러 모두 관심 있는 두만강 개발로 외자유치 시도

북한 최고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이 동북아 경제협력의 핵심 사업으로 두만강 지역 개발을 제시했다. 이는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지난 연말 밝힌 '두만강 다국적 도시' 프로젝트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두만강을 중심으로 한 남북 경제협력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사회과학원은 작년 말 계간으로 펴내는 학술 연구지 '학보' 최신호에서 이런 제안을 담은 '동북아시아 경제협력의 발전과 조선반도'라는 논문을 게재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사회과학원 리행호 교수가 쓴 이 논문은 '199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는 20여 년 동안 동북아 경제협력에서 주요 다국(多國) 간 협력 대상으로 등장한 것은 두만강 지역 개발과 그 확대판인 대(大)두만강 지역 개발'이라며 '그 뒤를 이어 원유, 천연가스 수송관 부설,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조선 종단 철도의 연결 등이 주목되는 협력 대상'이라고 했다.

작년 11월 두만강 하류의 중국 팡촨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중·러 접경 지역.
작년 11월 두만강 하류의 중국 팡촨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중·러 접경 지역. 두만강을 가로지른 다리는 조로철도대교로, 다리 왼쪽은 러시아, 오른쪽은 북한, 아래쪽은 중국이다. /남강호 기자
논문은 또 '조선반도는 정치 군사 정세가 긴장되고 경제적 대립도 심한 반면 여러 면에서 경제적 잠재력이 대단히 크고 지역적으로 동북아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과 경제적으로 연계하는 데 대단히 편리하다'며 '이런 조건에서 조선반도가 동북아 경제협력에 적극 참가하게 되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리 교수는 논문에서 두만강 경제협력 참여 대상으로 직접 '남한'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조선반도'라는 용어를 썼다. 두만강 개발에 남북한이 함께 참여해 협력하면 좋을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리 교수는 논문에서 '1990년대에 동북아 나라들은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일정한 거점, 중심지를 먼저 개발하고 그 성과와 경험에 기초하여 다른 지역들도 전반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거점, 중심지를 바로 두만강 지역으로 선정하는 데 합의를 보았다'고 했다. 지난 1992년 유엔개발계획(UNDP) 주도로 남·북·중·러·몽골이 참여한 '대두만강 개발 계획(GTI)'을 언급한 것이다. 리 교수는 그러나 '이런 합의가 1990년대 후반기에 이르러 점차 저조한 상태에 빠졌다'고 했다. 다자간 협의체인 GTI가 출범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자 북한은 2009년 2차 핵실험 이후 탈퇴했다.

리 교수가 속한 사회과학원은 산하에 경제·역사·철학·법학·문학·언어·주체사상 등 부설 연구소 9개를 갖고 있는 북한 최고 국립 연구 기관이다. 북 당국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사회과학원이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이라는 점에서 두만강 개발 제안은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으로 해석된다.

북·중·러의 두만강 개발 사업.
북한이 두만강 개발 이슈를 재점화한 것은 유엔 결의안과 5·24조치 등 국제사회와 남한의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경제개발과 고립 탈피의 '출구'로 두만강을 택했다는 것이다. 리 교수는 논문에서 두만강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협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긴장된 정치 군사 정세'와 함께 '인위적인 경제적 차별과 불평등의 조성' 등을 꼽았다.

조봉현 IBK기업은행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경제개발구를 통한 외자 유치가 잘 진척되지 않자 김정은이 남·북·중·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있는 두만강 개발에 눈을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두만강을 통해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해외 자본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적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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