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 잊어서는 안될 그 때 그 사건 ④ 1983년 이산가족찾기

  • 디지틀조선일보 정신영
입력 2015.01.12 10:38 | 수정 2015.01.12 10:53

영화 '국제시장'이 여전히 흥행몰이 중이다. 영화평론가들의 비판이 논란이 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한 평가나 감독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상관없이 영화 속에 배경이 되는 주요 사건들은 잊혀져서는 안될 우리 역사의 중요한 장면들이다. 6.25 전쟁 후로 펼쳐진 격랑의 세월 속에서 일어났던 영화 속 배경이 된 주요 사건들을 짚어보자. <편집자 주>

6.25 전쟁은 끝났지만 1980년대까지 전쟁 중 잃어버린 가족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이산가족들이 너무 많았다. 국민들의 주민 정보도 체계화되어 있지 않았고 요즘처럼 빠른 속도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없는 시대였다. 이에 KBS에서는 1983년 이산가족을 찾아주는 프로그램 '생방송 -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기획했다.

◇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KBS에서는 1983년 6월 30일 생방송으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이산가족찾기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애초에 약 3시간 가량 방송하려고 했던 이 프로그램은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사람들이 KBS를 찾아오면서 모든 정규 방송을 취소하고 5일 동안 이산가족찾기 특별 방송을 진행하였다. 5일 동안 약 5만여명의 이산가족이 여의도 KBS 방송국을 찾았고, 500여명이 이산가족을 찾았다.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라는 이 프로그램의 주제곡이 흐르는 방송국에서 30여년 만에 만난 이산가족들이 흘리는 눈물은 전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 1983년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생방송 영상

◇ 138일간 10,189명의 이산가족 상봉

프로그램은 그 해 11월 14일까지 138일간 릴레이 연장 방송되었다. 이산 가족을 찾고자 하는 신청건수는 무려 10만건이 넘었다. 여의도 방송국에는 생사를 모르는 가족의 특징을 적은 대자보가 더 이상 붙일 틈도 없을 정도로 가득 했고, 방송국 앞에는 플랜카드를 들고 하염없이 잃어버린 가족이 찾아주기를 기다리며 앉아있는 이들로 가득했다.
잃어버린 가족의 인적사항을 기록한 종이를 여의도 KBS 건물 벽면 빈 자리를 찾아 붙이고 있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잃어버린 가족의 인적사항을 기록한 종이를 여의도 KBS 건물 벽면 빈 자리를 찾아 붙이고 있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이들은 서로를 찾기 위해 찾아간 여의도에서 즉석으로 만나기도 했고, 이원 생방송으로 멀리 떨어져 있던 이들이 방송을 통해 서로를 확인하기도 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기억을 더듬고, 서로의 기억이 합쳐져 가족임을 확인했을 때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는 장면은 전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얼마나 보고 싶고, 부르고 싶었던 가족이었을까?

6.25전쟁, 1.4 후퇴 때 손을 놓쳐 찾지 못한 가족들이 많았고, 어려운 시절에 먹고 살기 위해 양자로 보냈다가 연락이 끊긴 가족도 많았다. 신혼 때 헤어져 33년동안 보지 못했던 부부가 만나기도 했고, 30여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 형제는 찾았지만 부모님은 돌아가셨음을 확인한 자식들의 눈물은 스튜디오를 눈물 바다로 만들었다. 138일간의 방송 기간 동안 10,189명의 이산가족이 상봉하였고, 프로그램은 453시간 45분의 세계 최장기간 생방송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 아직 끝나지 않은 이산가족의 아픔

남한에서 떨어져 있던 이산가족은 어떻게든 가족을 찾을 수 있었을지 모르나, 북한에 남겨진 가족은 여전히 서로의 생사도 모른체 하염없이 그리워하고 있다. 남북한 정부 차원에서 이산가족을 찾아 만남의 시간을 갖기도 했지만, 폐쇄적인 북한을 생각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남한 가족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을 지 알 수 없다. 분단이 된지 60여년이 지난 지금, 이산가족의 어버이 세대들은 이미 운명을 달리했거나 가족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루빨리 이들 이산가족의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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