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환의 과학으로 세상 읽기] 과학자는 인간을 위한 '이단자'다

조선일보
  • 이덕환 서강대 교수
    입력 2015.01.10 03:00

    프리먼 다이슨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책 사진
    인문학의 열기가 뜨겁다. 성현들의 깊은 통찰이 담긴 고전에 인간에 대한 성찰과 소중한 삶의 지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세상이 빠르게 변해왔다는 것이다. 물론 세상이 근원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인식하는 세상 모습과 우리 삶의 방식이 변했을 뿐이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유리창인 과학의 발전이 그 원동력이다. 그래서 고전은 변함이 없더라도 고전 해석은 과학 발전에 따라 달라져야만 한다.

    과학은 과학자의 세상에 대한 독특한 문제 인식과 상상력에 의해 발전한다. 그런데 과학자의 생각도 사실은 지극히 인문학적이다. 인간에 대한 진한 관심이 결여된 과학자의 생각은 아무 가치가 없다. 결국 인간적이면서도 이단적이고 독창적인 생각이 과학 발전의 상징인 셈이다. 물론 과학자들이 세상 문제를 언제나 온전하게 파악하고, 언제나 정답을 찾아내는 것은 아니다. 합리·비판·개방·자율·정직을 기반으로 하는 진정한 '과학 정신'을 통해 철저하게 검증되고 정제된 과학 지식만이 살아남게 된다.

    세계적 이론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이 쓴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이파르)는 과학자의 이단적이면서 인간적인 사고의 실체를 보여준다. 특히 다이슨의 생명에 대한 인식은 놀라울 정도로 이단적이다. 우주는 자신의 가치와 목적을 분명하게 알고 있는 생명이 가득한 곳이고, 사람의 지능은 오랜 생물학적 진화를 통해 물질을 지배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개별적 지능은 죽음을 맞이하고, 개별적 행성도 종말을 맞이한다. 그러나 우주의 모든 풍요와 복잡성을 만들어내고, 자신의 존재를 시공간 너머의 이웃에게까지 알려줄 수 있는 아날로그적 생명은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한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 사진
    이덕환 서강대 교수

    프리먼의 과학과 과학 정신에 대한 애착은 생명공학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 생각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소스 공개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혁명을 가져왔듯이 생명공학의 핵심인 유전자 정보도 반드시 공개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고질적 지구온난화 문제 해법도 생명공학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과학 정신이 지구에서 수십억 년 동안 진행된 생명의 진화를 수십 년 안에 재현시켜 주게 될 것이라는 꿈도 가지고 있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입장도 독특하다. 과학과 종교는 그 영역이 서로 배타적이기 때문에 동시에 관찰할 수 없다는 상보성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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