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하고 도주했다 붙잡힌 강모(47)씨는 살해 현장에 2장의 유서를 남겼다. 유서엔 경제적으로 힘들었다는 내용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적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유서에서 ‘미안해 여보, 미안해 ○○아(딸), 천국으로 잘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죄 값을 치를게’라고 썼다. 또 ‘(경제적으로) 더 이상은 못 참겠다’, ‘한계가 왔다’, ‘(부모님에게)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썼다.
강씨는 유서를 작성한 후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하고 도주했었다. 경찰은 검거된 강씨의 손목에서 '주저흔'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족을 살해한 뒤 자살을 결심한 강씨가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던 흔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서를 쓴 강씨는 집을 나와 자신의 혼다 어코드 승용차를 몰고 지방으로 향했고, 오전 6시 30분쯤 119에 자신의 범행을 신고했다. 강씨는 경북 문경시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강씨는 붙잡힌 직후 경찰에 "내가 살아서 뭐하겠나. 담배 하나만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목숨을 끊기 위해 대청호에도 뛰어들었지만 살아남았다고 경찰은 말했다.
강씨 가족이 살던 아파트는 146㎡ 크기로 매매가가 11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2004년 5월 이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구입 당시에는 대출을 끼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는 2012년 11월 은행에서 5억원가량을 대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계 IT 기업에 다니던 강씨가 3년전부터 무직 상태였다"며 "강씨가 생활고를 비관해 가족을 살해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그 정도 상황에서 가족까지 살해한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