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500명에게 물었다… 世代공감, 새해의 꿈] "이런 막장 정치에 무슨 꿈을 꾸겠나"

조선일보
  • 김성민 기자
    입력 2015.01.05 03:00

    [3] 사회·국가에 대한 소망
    全세대 '정치 혐오' 만연… "나라에 기대할 게 없어"

    "어떻게 달라져야 좋아질지도 모를 정도로 사회가 막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청년이 힘든 나라는 정말 희망이 없는 나라 아닌가."

    2015년 사회와 국가에 바라는 소망에 대한 물음에 허모(30·중소기업 영업팀 근무)씨는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500명 가운데 허씨처럼 "사회나 국가에 기대할 것이 없다"거나 "별 관심이 없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좋은 일자리에서 소외됐다는 좌절감에 빠진 청년층,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만감이 높은 중장년층에서 그런 대답이 많았다.

    취업 준비생 조모(27)씨는 "그전엔 신문도 자주 보고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었던 편인데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서 모조리 다 떨어지고 난 뒤론 내 자기 소개서만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젠 우리 사회의 문제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개인 사업을 하는 김모(48)씨는 "만나는 사람마다 정부 욕을 많이 한다"며 "복지 정책이나 연금 문제 등 정치적으로 풀어나갈 것들을 해결하지 못해 다 같이 우울하니 사회 전체가 마치 '집단 우울증'에 빠져버린 것 같다"고 했다.

    사회·국가에 대한 이들의 냉소와 분노의 밑바닥에는 정치에 대한 불신을 넘어선 혐오가 깔려 있었다. 개인택시 기사 김용기(68)씨는 "정치와 국회가 싸움만 하고 이렇다 할 비전이나 희망을 제시해 주지 못하는데 국민이 무슨 꿈을 꿀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고, 출판사 직원인 옥명희(62)씨는 "전 국민이 힘을 모아 헤쳐나가야 했던 세월호 사고 때도 자신들의 정파에 이익이 되도록 해석하는 모습을 보며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넘어 혐오가 생겼다. 진영 논리가 완화되고 정치가 제 역할을 하는 살 만한 사회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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