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칼럼 The Column] 내년 경제 전망, 悲觀論으로 쏠리는 것 경계해야

입력 2014.12.19 05:45

美 3%, 中 7%로 성장 이끌고 低유가도 세계경제 好材돼
원화 약세 이어져 수출 돕고 주택 경기·內需 호전될 전망
규제 완화와 서비스 부문 개혁… 배당·부동산 부양策 실행해야

권구훈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권구훈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내년도 세계경제 전망은 현재로는 비관론이 우세한 듯 보인다. 유럽과 일본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고, 최근 유가 급락으로 러시아를 비롯한 일부 자원 수출국에 불황 위험성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중국 경제지표 둔화와 금리 인하가 비관적 시각에서 볼 때는 중국 경제의 하방 위험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겠고, 지난주에 미국 연준이 내년 중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도 또 하나의 불안 요소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세계경제가 지난 3년간 연초의 기대에 못 미치는 3% 성장에 그쳤다는 실망스러운 경험이 비관론으로 쏠리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 경제 전망 역시 썩 밝아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 이후 약화된 소비 심리는 개선이 더디고 투자 심리 역시 최근 약해지는 추세다. 한국 경제의 고혈압으로 비유될 수 있는 가계 부채는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고, 인구구조 변화로 경제 활력이 점차 떨어지는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개혁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일부 중화학 업종은 중국의 정책 기조 변화와 중국 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구조적 취약성이 커지고 있는데, 구조 개혁과 경기 부양 법안 대다수는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한국 증시 성적표는 거의 최하위 수준이다.

하지만 내년 전망이 모두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세계경제 회복세에 점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 세계 최대의 미국 경제가 약 2%의 잠재성장률을 훨씬 뛰어넘는 3%대로 성장하고 있고, 내년에도 고용 호조와 10%에 달하는 주택 건설 증가로 3% 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도 구조 개혁을 병행하면서 7%의 안정적 성장을 할 것으로 보여 세계경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이 내년 3% 중반으로 전망되는 세계경제 성장률의 절반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셰일가스 기술 혁신에 따른 저유가 추세는 전반적으로는 세계경제에 호재이고, 연준 금리는 인상되겠지만 낮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그 시점은 내년 후반기일 가능성이 많고 그 이후 추가 인상의 속도도 이전에 비해서는 상당히 점진적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요인으로 볼 때는 원화 약세와 기존의 부양책이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로 인한 현재의 원화 약세 추세는 내년 하반기까지도 이어져 원화가 올해 대비 평균 7~10% 정도 달러에 대해 약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것은 수출 및 수출 연계 기업의 매출과 채산성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의 수출이 달러 기준으로는 조금 늘었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감소해 여타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환율 부담이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원화의 약세 반전은 의미 있는 변화로 보인다. 또 올해 후반기 0.5% 금리 인하와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오고 있는 주택시장 정상화는 내수 회복을 도와주고, 최근 개설된 위안화 시장은 수출의 위안화 결제를 촉진해 대(對)중국 수출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섞여있는 내년 경제 환경은 정부의 구조 개혁을 위한 노력에 우호적일 수 있다. 경기가 너무 좋으면 구조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기 쉽고, 경기 전망이 너무 어두우면 구조 개혁보다 부양에 무게가 실리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 등에 따른 낮은 물가상승률은 세계 금융시장 불안 등 긴급한 경우 임시 유동성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게 해서 경제 전체의 하방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규제 완화와 서비스 부문 개혁에 진전을 보이는 것도 중요할 것이며, 이미 실질적 합의가 된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가능한 한 빨리 발효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내년에는 금융과 노동 개혁에 정책 주안점이 주어질 것이라는데 개혁의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할 때 개혁의 당위성과 방향에 대한 청사진 제시와 여론 수렴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으로 보인다.

내년 경기 대응책으로는 새로운 부양책도 필요할 수 있지만 기존 부양책의 실행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는 관련 법령 제정으로 동력이 유지돼야 하며 배당 성향을 높이려는 정책적 노력에 가시적 성과가 필요할 것이다. 새로 생긴 위안화 시장이 활성화돼 위안화 결제와 해외 금융 투자가 확대되면 원화 약세 기조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의 긍정적 효과와 금융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부정적 효과를 금융통화위원회가 면밀히 검토해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추가 금리 인하의 부양 효과는 가계 부채 위험성과 이에 따른 거시 건전성 규제 때문에 재정 부양책이나 원화 약세 기조에 비해서는 효과가 적으므로 금리인하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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