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키 새 역사 쓴 정동현

조선일보
  • 손장훈 기자
    입력 2014.12.16 05:30

    알파인 월드컵 첫 결선 진출… 30명중 25위, 희망의 레이스

    정동현.
    /김지환 객원기자
    정동현(26·하이원·사진)이 한국 알파인스키 사상 처음으로 FIS(국제스키연맹) 월드컵 결선에 진출했다.

    정동현은 15일(한국 시각) 열린 FIS 스웨덴 월드컵 회전 1차 시기에서 전체 출전 선수(69명) 가운데 28위(52초18)를 차지해 상위 30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결선에서 57초13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그는 25위(합계 1분49초31)로 대회를 마쳤다.

    정동현은 10대 시절 한국 스키의 미래로 손꼽힌 기대주였다. 아버지, 형, 삼촌, 사촌 등 총 8명이 선수로 활약한 스키 집안 출신인 그는 세 살 때부터 눈 위를 질주했다. 고성 광산초등학교 6학년 때는 2001년 전국동계체육대회 초등부 전 종목을 석권하면서 초등학생 선수로는 처음으로 대회 MVP(최우수선수)로 뽑혔다.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선 복합 부문 금메달을 따면서 아시아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의 신동(神童)에게 세계의 벽은 높았다. 앞서 출전한 14번의 월드컵에서 완주(完走)를 한 적이 없다. 모두 실격당하거나 중간에 넘어져 레이스를 포기했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인 2010 밴쿠버 대회에선 회전 부문 DNF(Did Not Finish·완주 실패), 지난 2월 소치올림픽에선 회전 DNF, 대회전 41위에 그쳤다.

    알파인스키는 육상 단거리의 동계 버전으로 통한다. 비탈진 슬로프를 누가 더 빨리 내려오는지를 겨루는 종목으로 유럽과 북미 선수들이 장악하고 있다. 체격과 파워가 떨어지는 아시아 선수는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메달권에 든 적이 없다.

    정동현은 실망스러운 성적표에도 하루 5~6시간씩 훈련에 매달렸다. 북미와 유럽 선수들에게 뒤지는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턴 기술 등을 닦는 데 집중했다. 묵묵히 땀 흘린 정동현은 이번 스웨덴 월드컵에서 희망을 봤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회전 금·은메달리스트인 마리오 마트, 마르셀 히르셔(이상 오스트리아)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대회에서 한국 스키의 새 역사를 썼다. 이번 대회에선 합계 1분40초37로 레이스를 마친 히르셔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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