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 살인 박춘봉, 그는 잔혹하고 치밀했다

입력 2014.12.15 05:30 | 수정 2014.12.15 10:30

집에서 동거녀 살해 후 시신 일부 훼손해 처리
반지하방 가명으로 얻어 추가 훼손, 3일만에 잠적

6년간 한국 불법체류… 추가 범행 여부 수사

동거녀를 살해한 뒤 훼손해 경기도 수원 팔달산 등에 버린 혐의로 박춘봉(55)이 14일 구속됐다. 중국 출신 조선족인 박은 역시 조선족인 동거녀 김모(48)씨를 목 졸라 살해했고, 시신은 4곳 이상 지점에 나눠 내다버리거나 파묻은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새로 확인됐다. 그러나 구체적 범행 동기와 시신 유기 과정에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어 경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박의 범행이 잔혹했고, 6년이나 한국에 불법 체류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경찰은 다른 범행이 있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박은 지난달 26일 오전 수원 팔달구 매교동 집에서 동거녀 김씨를 살해했다. 두 사람은 지난 4월쯤부터 함께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체포된 박은 "말다툼을 벌이다 밀쳤는데 벽에 부딪히며 쓰러져 숨졌다"며 우발적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진술은 거짓으로 탄로났다. 경찰이 13일 찾아낸 김씨의 머리 부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부검한 결과 목이 졸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은 여자관계와 생활비 지원 등 문제로 동거녀 김씨와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수원에서 동거녀를 살해하고 토막 낸 뒤 등산로와 하천변 등에 버린 박춘봉(55)이 14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치고 수원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서 동거녀를 살해하고 토막 낸 뒤 등산로와 하천변 등에 버린 박춘봉(55)이 14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치고 수원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박은 이날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됐다. /뉴시스
박이 김씨를 살해한 뒤 치밀하게 준비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실도 드러났다. 집에서 시신 일부를 훼손해 처리한 뒤, 그날 약 300m 떨어진 반지하 원룸을 선금 20만원을 내고 월세로 가계약했다. 계약서에는 가명을 쓰고 휴대전화 번호도 틀리게 기재했다. 그 반지하 원룸으로 김씨 시신을 옮겨 다시 훼손해 유기하고 3~4일 만에 종적을 감췄다. 경찰이 지난 11일 박의 검거에 앞서 반지하 원룸 현장을 확인한 결과 살림살이는 없었다. 다만 김씨 혈흔과 토막 시신 유기에 사용한 것과 같은 비닐봉지 40여개, 장갑, 세제 등이 남아있었다.

박은 중국 옌지 출신으로 2008년 12월 가명으로 여권을 위조한 뒤 방문 취업 비자로 불법 입국했다. 조선족이 많은 수원 구도심에 주로 거주하며 경기도 일대에서 막노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명을 여러 개 쓰며 신분을 속였다. 경찰은 여죄를 확인하기 위해 박의 국내 행적 파악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얼굴이 공개됐기 때문에 제보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운전면허나 차량이 없는 박은 집에서 가까운 팔달산·수원천에는 도보로, 먼 곳엔 택시를 타고 가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협조자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은 14일 오후 3시로 예정된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서부경찰서를 나서면서 심정을 묻는 질문에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신 훼손 이유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 정신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경찰은 중대한 특정 강력범죄 피의자의 경우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는 법규에 따라 박의 얼굴을 가리지 않고 실명도 공개했다.

경찰은 박의 진술을 근거로 피해자 김씨의 시신을 대부분 수습했다. 13일 수원에서 남서쪽으로 5.2㎞ 떨어진 야산에서 비닐봉지에 든 머리, 왼쪽 팔, 장기 등을 발견했다. 처음 몸통이 발견된 팔달산 산책로로부터 360m 떨어진 지점에서 50㎝ 깊이로 파묻힌 오른쪽 다리도 찾아냈다. 그러나 오른쪽 팔과 왼쪽 다리는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은 박이 지난 9일 김씨 휴대전화를 버렸다고 진술한 포천에서도 수색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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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화면 캡처
[뉴스 7] 경찰 '박춘봉' 범행 동기 파악에 주력 TV조선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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