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3주기 추모전 '생각하는 손' 21일까지 전시

    입력 : 2014.12.09 05:41

    아버지는 막내딸의 결혼식을 그토록 보고 싶어 했다. 오랜 수배 생활과 수감 탓에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세상 그 누구보다 따뜻한 아버지였다. 하지만 아버지는 딸이 웨딩마치를 하고 있는 순간 병실 침상에서 사투를 벌여야 했다.

    "벌써 3년이 됐네요. 내일모레가 제 결혼기념일이니…." 지난 2011년 세상을 떠난 고(故) 김근태 의원의 딸 김병민(32)씨가 담담하게 말했다. 김씨는 지난 4일 개막해 21일까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갤러리 문에서 열리는 전시 '고 김근태 3주기 추모전―생각하는 손'을 미술평론가 박계리, 큐레이터 구정화씨와 함께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김 의원을 추모하는 문화 예술인 모임 '근태생각'이 주도했지만 인간 김근태와 작가를 연결한 구심점은 김씨였다. 그의 애절한 사부곡(思父曲)이 짙게 배어 있다.

    고 김근태 의원이 썼던 앉은뱅이책상 사진
    고 김근태 의원이 썼던 앉은뱅이책상. /사진가 유수 제공

    전시장엔 김 의원이 수배 중 보일러공으로 일하던 시절 딴 기술 자격증, 부인 인재근 의원에게 쓴 연애편지 등이 전시됐다. '리무부 아키텍쳐'가 아카이브를 이용해 복원한 '김근태 서재' 한가운데는 조그만 앉은뱅이책상이 있다. 인 의원이 초등학교 때부터 쓰다가 시집올 때 가지고 온 이 책상은 김 의원의 보물이기도 했다. 정정엽, 김진송, 임민욱, 이부록 등 작가 11명의 회화, 판화, 영상, 설치 작품 40여 점도 선보인다.

    홍익대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미술의 길을 걷게 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틈나는 대로 우리를 데리고 미술관을 다니셨다"고 했다. "아버지는 미술이 소수의 향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어요. 소외된 사람을 염두에 둬 이번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생각하는 손'이란 제목은 이 시대 묵묵히 제 길을 가고 있는 노동자의 손이자, 미술가의 손이자, 장인의 손이라고 했다. 문의 (02)720-9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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