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검찰에 소환된 박관천(48) 경정은 지난해 4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돼 지난 2월까지 근무했다.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공직 감찰 실무를 맡을 경찰관을 물색하다 박 경정을 직접 면담하고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경정은 경찰 간부 후보생 41기 출신으로 경찰청 특수수사과, 공무원 암행 감찰을 담당하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 때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에 기용돼 청와대 파견 직전까지 근무했다.

박 경정의 업무 능력과 스타일에 대해선 주요 수사·정보 파트를 거쳐 능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는 평가와, 저돌적인 업무 스타일에 자기 과시가 강했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박 경정은 조 전 비서관을 도와 박지만 EG 회장 관리 업무의 일부도 맡았다. 박 경정은 지난 7월 본지 통화에서 "조 전 비서관 등은 '정윤회씨 세력의 국정 개입을 막기 위해 박 회장이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었으나 박 회장은 주저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그는 지난 1월 '정윤회 국정 개입' 내용을 담은 동향 보고서를 작성해 조 전 비서관에게 보고했고, 그로부터 얼마 뒤인 2월 도봉경찰서 정보과장으로 발령이 났다. 조 전 비서관은 원래 그의 경찰 복귀를 막아보려다 안 되자,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장으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고 한다.

박 경정은 박 회장 측에 선 자기가 정윤회씨를 공격하는 보고서를 쓰자, 정씨 라인인 '청와대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이 자신을 청와대에서 쫓아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민정수석실에 근무한 한 관계자는 "박 경정의 보고는 확인을 거치지 않은 '찌라시' 수준의 것이 많았고, 그를 통해 청와대 내부 이야기가 왜곡돼 외부에 유출된다는 보고가 적지 않아 복귀 조치된 걸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