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시사하는 청와대 문건을 작성하고 이를 청와대 외부로 유출한 박관천(48) 경정이 1일 오전 7시쯤 근무처인 서울 도봉경찰서에 출근했다. 나흘간 휴가를 갔다왔다는 그는 "문건을 유출한 적이 없다. 검찰 수사를 받겠다" "저한테 왜 이러세요"라며 집무실로 향했다.

그는 3층 집무실로 가는 도중 다리를 후들거리며 두 차례 넘어지기도 했다. 그는 출근 두 시간 만인 오전 9시쯤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며 경찰서를 떠났다. 검찰 소환 여부에 대해 "아직 통보받은 게 없다"고 답했다. 드링크제와 약을 손에 든 박 경정은 "몸이 안 좋아 약을 먹는 게 있다. 병원에 간다"고 말했지만 곧장 노원구 자택으로 향했다.

1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로 출근했던 박관천 경정이 두 시간 만에 휴가를 내고 경찰서를 나서자 취재진이 몰려들어 질문하고 있다. 검은 정장 차림의 박 경정은“문건을 유출한 적이 없다.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경정이 일신상의 이유로 이틀간 휴가를 냈다"고 전했다. 이후 박 경정은 서울지방경찰청을 통해 "(각종 의혹에 대해) 떳떳하기 때문에 오늘부터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려 했지만 많은 취재진 때문에 다른 직원들이 피해를 볼 것 같아 휴가를 냈다"고 밝혔다.

자택에 있던 박 경정은 오전 10시쯤 갈색 점퍼에 서류 가방을 든 채 집에서 나와 승용차를 몰고 경기도 구리 방면으로 향했다. 그는 취재진을 따돌리려 차로를 급격히 변경하며 운전하기도 했다. 박 경정은 오전 10시 50분쯤 경기 남양주시에 멈춰 "드릴 말씀 없다. 그냥 집에서 잠시 나온 거다"고 말한 뒤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