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1일 인터뷰에서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 이른바 청와대 '3인방'과 같이 업무를 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소개했다.

―3인방과 마찰을 빚게 된 계기는.

"작년 10월 말인가 11월 초인가, 청와대에 들어올 예정인 경찰관 1명에 대해 검증을 하다가 '부담(스럽다)' 판정을 내렸다. 쓰지 않는 게 낫다는 말이다. 그랬더니 안봉근 비서관이 전화해서 '이 일을 책임질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 사람은) 문제가 있다.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때 2부속실에서 왜 경찰 인사를 갖고 저러는지 이상했는데, 한 달 뒤쯤 민정수석실 소속 경찰관 10여명을 한꺼번에 내보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더 기가 막힌 것은 후임들이 다 단수로 찍어서 내려왔다."

―명단은 어디서 왔나.

"(민정)수석이 나한테 줬는데, 결국 제2부속실 아니겠나. 당시 경찰 인사는 2부속실에서 다 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런데 찍어서 내려온 인물이 지난 정부 때 보안 유출로 쫓겨난 사람, 옛 정무직을 했던 사람의 전 부인과 동거하는 사람 등 하자가 많은 사람들이었다.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 싶어 수석을 통해 실장에게 보고했고 그 인사는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이재만·정호성 비서관과는 어떤 일이 있었나

"이 비서관과는 '정윤회 전화 사건'이 있었고, 정 비서관은 내가 청와대에서 나간 후 4·30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다고 하자 '그럼 (예상과 달리) 더 잘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고 들었다."

―다른 일은 뭐가 있었나.

"지난 7월에 내 밑에 있던 4, 5급 직원들이 각 기관으로 원대복귀했다. 각자 기관으로 돌아가 일을 잘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또 한직으로 발령이 났다. (김기춘) 실장이 그런 지시를 내렸다고 그쪽 기관장이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이나 김 실장이 저 밑의 4~5급 직원을 어떻게 알겠느냐? 나는 김 실장이 대통령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말을 듣고 실천에 옮긴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