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2016년 1월) 대만 총통후보 급부상한 타이베이 신임市長

입력 2014.12.01 05:36

[의사 출신 무소속 커원저]

기성정치에 싫증난 민심 몰려… "성과 없으면 곧 거품" 관측도
親中 국민당, 지방선거 참패… 양안 관계 중대한 장애 발생
마잉주 총통, 黨주석 사퇴할듯

29일 치러진 대만 지방선거에서 외과 의사 출신 무소속 커원저(柯文哲·55) 후보가 수도 타이베이(臺北) 시장에 당선됐다. 야권 단일 후보 격인 커원저는 57.2%의 득표율로 국민당 롄잔(連戰) 명예주석의 아들인 롄성원(連勝文·44) 국민당 후보(40.8%)를 눌렀다.

타이베이 시장은 대만 총통으로 가는 등용문인 만큼 커 당선인이 차기 총통 후보로 급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과 마잉주(馬英九) 현 총통은 모두 타이베이 시장을 지냈다. 차기 총통 선거는 2016년 1월이다. 지금 커원저는 '대만의 안철수'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같은 의사 출신인 데다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참신한 이미지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안철수 현상'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커 당선인이 시장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의 인기는 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29일 열린 대만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집권 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커원저 무소속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29일 열린 대만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집권 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커원저 무소속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 뉴시스
대만대 의대를 나온 커원저는 외과 의사로 이름을 날렸다. 중증 외상, 장기이식이 전공이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총상을 입었던 라이벌 롄성원의 목숨을 구했고, 2012년 뇌물 수수 등 혐의로 장기 복역하는 천수이볜을 치료하기도 했다. 안철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처럼 부부가 모두 의대를 졸업했다. 커원저 부인 천페이치(陳佩琪)는 산부인과 의사다.

커 당선인은 올해 1월 정치판에 뛰어들기 전부터 주요 현안에 대해 정치적 견해를 거리낌 없이 밝혀왔다. 국민당 정권에서 검찰이 야당(민진당) 인사가 된 천수이볜을 부패 혐의로 기소한 것은 "정치 보복"이라고 했고, 치료를 위해 천수이볜을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정치권에 싫증 난 대만의 젊은층과 무당파는 이런 커원저에 환호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커원저는 양복과 넥타이 대신 캐주얼 차림으로 유권자들을 파고들었다.

대만 6대 직할시 시장 선거 결과 표
정치 성향은 대만 독립을 강조하는 민진당에 가깝다. 그의 할아버지는 1947년 국민당이 대만 장악을 위해 본토인 3만여명을 학살한 2·28사건 때 사망했다. 2·28사건은 국민당과 본토인 세력인 민진당이 충돌하는 근본 원인이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홍콩 시위 등을 목격한 타이베이 민심이 친중(親中) 성향의 국민당에서 멀어지는 상황을 적극 공략했다. 그는 "대만의 진정한 주인은 대만 국민"이라면서 "국민당은 베이징에만 가면 '중화민국(대만 국호)'을 말하는 목소리가 손오공의 여의봉처럼 작아진다"고 했다.

친중 정책을 펴온 국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궤멸적 패배"(홍콩 명보)를 당했다. 타이베이를 포함한 시·현 22곳 중 6곳만 건졌다. 독립파인 민진당이 13곳, 무소속이 3곳에서 승리했다. 상하이 자오퉁(交通)대 대만연구센터 왕웨이난(王偉男) 연구원은 "국민당 패배로 양안(중국·대만) 관계 발전에 중대한 장애가 생겼다"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30일 "(대만이) 양안 관계의 성과를 소중하게 여기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선거의 참패 책임을 지고 마잉주 총통이 국민당 주석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CNA 등 대만 언론들은 유력한 소식통을 인용해 "마 총통은 주석직에 절대 연연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선거 패배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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