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을 위한 세계엔 인간 위한 자리가 없다

입력 2014.11.22 03:08

'인간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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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문제|로맹 가리 지음|이재룡 옮김|마음산책|344쪽|1만3000원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프랑스 소설가 로맹 가리의 산문집이 우리말로 처음 번역됐다. 소설 '하늘의 뿌리', '자기 앞의 생',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로 이름 높은 작가의 산문과 대담을 모은 책이다.

로맹 가리는 모든 형태의 '절대적 진리'에 맞서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주장했다. "인간에 대한 절대적 진리, 이런 것이 존재할 수도 있지만 과연 인간이 그것을 견딜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아요. 형이상학은 피합시다. 다만 그다지 우리를 얽매지 않는 데에서 인간은 '멋진 오류'로서 살 수 있는데 굳이 제 발로 나서서 그것을 고치려 한다면 진실로 어리석은 짓일 겁니다."

그는 핵전쟁 위협과 생태계 파괴, 민족주의의 대립으로 점철된 시대를 살았다. 그는 그런 현실의 바깥에 있을 '인간적 여지(餘地)'를 추구했다. 그러나 자연을 정복 대상으로 보는 인간중심주의도 반대했다. "오로지 인간만을 위해 만들어진 세계에는 인간을 위한 자리마저 남지 않게 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인간이 자아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외쳤다. 지구촌 문제는 이념과 종교가 아닌 '형제애'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스스로 '몽상가'라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바다에서 위안을 얻고 희망을 품었다.

"바다는 몽상가의 것이다. 바다는 회의주의자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있다. 우리가 보는 눈앞에서 바다는 결코 죽지 않을 어떤 것에 대한 약속을 지킨다. 바다가 거기에 있는 이유가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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