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컹컹이 20마리 표인봉 해드립니다"… 단통법 이후 온라인서 성행하는 불법보조금 '암호'들

입력 2014.11.19 15:18 | 수정 2014.11.19 15:23

"순수하게 로우킥 28대 때리는 요금제, 강철 2번째 모델, 공시한 11마리에다 보신탕에서 탈출한 컹컹이 20마리 추가하고요. 그 개 잡는 데 6개월 걸린다고 합니다"

최근 온라인 상에서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카페들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게시물들이 다량으로 올라오고 있다. 문장 자체로는 전혀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이 ‘암호문’ 안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른바 단통법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불법보조금이 숨어있다.

익명의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 점주가 1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암호문을 해독했다. ‘순수하게 로우킥 28대 때린다’는 말은 2만 8000원짜리 순액요금제를 의미하고, ‘강철 2번째 모델’은 특정 휴대전화 모델을 한글로 표현한 것이다. '공시한 11마리'는 공시보조금이 11만원이라는 것을 뜻한다.

불법 판매자들이 소비자들에게 제시하는 가장 핵심적인 유인은 ‘보신탕에서 탈출한 컹컹이 20마리’다. 국가에서 정한 공시보조금 이상으로 판매점이 20만원을 추가로 페이백(pay-back)해 주겠다는 말이다. 대신 ‘그 개 잡는 데 6개월이 걸린다’는 조건을 걸었다. 소비자가 최소 6개월은 사용을 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휴대전화를 개통한 이후 불법으로 현금을 돌려주는 방식을 뜻하는 페이백은 초성(ㅍㅇㅂ)을 따서 코미디언의 이름인 ‘표인봉’이라는 은어로 불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단통법에 따라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휴대전화의 금액이 60만원이라고 할 때, 실제로 소비자에게는 40만원에 팔기로 약속을 하고 차익 20만원을 고객 통장으로 넣어주는 방식이다. 직접적으로 페이백이란 용어를 쓰면 당국에 적발되기 쉽기 때문에 온라인 상에서 ‘표인봉’이란 은어가 성행하게 된 것이다.

라디오에 출연한 대리점주는 이같은 불법보조금의 원천이 이동통신사에서 내려오는 영업장려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동통신사에서 영업장려금이라는 형식으로 40~50만원씩 대리점으로 내려온다. 고객들에게는 비싸게 팔고 그 돈을 대리점이 다 가지게 되면 오히려 우리가 도둑질을 하는 셈”이라며 “대리점에서는 이통사에서 내려오는 영업장려금을 고객들에게 나눠준는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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