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눈물로 울리는 웨딩마치] [7부-6] 베테랑 업자 4人이 고백하는 웨딩산업의 속살

    입력 : 2014.11.05 05:23

    신랑·신부들의 불만을 두 가지로 압축하면 ①가격이 들쭉날쭉하다는 점 ②추가 항목이 많다는 점이다. 서울 강남에서 10년 이상 영업해온 베테랑 전문가들을 만나 왜 그런지 물었다. 사업을 오래 해서 시장을 깊이 알고, 물의를 빚은 적이 없는 이들을 추천받았다.


    [웨딩스튜디오 B대표] "결혼 줄어드는데 業者 출혈경쟁… 우리도 울고 싶어"

    "다른 업체서 노마진 내세우면 다같이 그렇게 갈 수밖에 없어"

    IMF 외환위기 전까지 서울 강남 스튜디오들은 한 달에 손님을 30쌍쯤 받아서 건당 200만원 안팎을 받는 곳이 많았다고 한다.

    웨딩스튜디오 대표 B씨가 "지금은 스튜디오 숫자가 세 배쯤 늘어났고, 가격은 10년 전 수준"이라고 했다.

    신혼부부 한 쌍에 400만~500만원 받는 고급 스튜디오도 있지만, 소수다. 대부분은 스튜디오 촬영과 본식 촬영을 합쳐서 한 쌍에 70만~100만원 정도 받는다. 드레스와 메이크업 비용은 뺀 액수다.

    "돈 되는 줄 알고 너도나도 들어와 시장이 포화 상태예요. 인터넷과 SNS가 발달해 어느 한쪽에서 '노 마진'을 내세우면 다 같이 그렇게 갈 수밖에 없어요."

    그 결과 추가 항목이 자꾸 생긴다. 스튜디오 촬영을 마친 뒤 고객들에게 "오늘 찍은 사진 원본을 모두 CD에 담아 드릴 테니 20만~25만원을 추가로 내라"고 하는 식이다. B씨가 "스튜디오 열 곳 중 여덟아홉 곳은 손님을 받아도 적자, 안 받아도 적자"라면서 "언제 줄줄이 도산할지 모르는 상태"라고 했다.


    [국산 드레스가게 C대표] "웨딩드레스 대여비가 거품? 10년 전 가격이에요"

    웨딩드레스는 '평생 한 번 입는 옷'이다. 누구든 딱 한 번 만족하고 끝나지, 아무리 만족스러워도 재구매하는 사람은 없다는 뜻이다. 유행이 빨리 변하고 옷감이 섬세해 아무리 비싸고 인기 있는 드레스라 해도 수명이 짧다.

    과당 경쟁은 드레스가게도 마찬가지 같았다. 과거엔 스튜디오 촬영용 한 벌, 본식용 한 벌을 빌려줬다. 지금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다수 업체가 스튜디오 촬영용 드레스만 두세 벌씩 빌려준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허영심 마케팅'이다. 드레스가게 대표 C씨는 "저희들 입장에서 보면 드레스 2~4벌에 턱시도 2벌까지 총 6벌을 10년 전과 비슷한 가격에 내줘야 하니 죽을 맛"이라고 했다.

    신부들은 "내 돈 내고 드레스를 빌리는데, 사진도 못 찍게 한다"고 불만스러워했다.

    C씨가 "사진 찍게 해주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고 했다. 요즘 신부는 자기 사진을 혼자 보지 않고 꼭 SNS에 올린다. 그러면 이미 다른 옷을 빌려가기로 한 신부들이 "나도 저 옷으로 바꾸겠다" "왜 나는 저 옷을 안 보여줬느냐"고 항의한다.

    더 무서운 건 경쟁업체다. "내놓고 베껴요. 똑같은 걸 훨씬 싸게 출시해요. 그러면 디자이너 고용해서 자체 제작하는 업체, 정찰제로 빌려드리는 업체는 속수무책 당해요."


    [수입 드레스가게 D대표] "비수기에도 門 못 닫아… 인건비·임대료 부담 너무 커"

    또 다른 드레스가게 대표 D씨는 주로 수입 드레스를 취급했다. 그중엔 한 벌에 원가 70만원 안팎인 중저가 제품도 있고, 700만~800만원 하는 고급 제품도 있다.

    "봄·가을에 반짝 장사하는데, 예식이 없다고 비수기에 가게를 닫을 수 없어요. 신부들이 계속 구경하러 오거든요. 직원을 줄일 수도 없어요. 우리 가게에 구경하러 온 분들 중에 누가 진짜 고객이 될지 모르니, 어느 분이건 최고로 대접해 드려야 해요."

    요컨대 고정비용이 크다. 원가 100원짜리 드레스를 소비자 10명에게 빌려줘도, 소비자들이 각자 10원씩 내는 대신 70원, 80원씩 내게 되는 구조다.

    문제는 같은 드레스를 빌려도 어느 컨설팅업체를 거쳤느냐에 따라 가격이 들쭉날쭉하단 점이다.

    D씨가 "요즘은 일반인 신부들도 웨딩플래너를 끼고 '스드메' 패키지의 일부로 드레스를 빌려가지, 다른 건 안 하면서 드레스만 따로 빌려가는 경우는 적다"고 했다.

    웨딩플래너들은 웨딩플래너들대로 "손님을 많이 데려올 테니 드레스 대여료를 남보다 더 할인해달라"고 하고, 드레스가게들은 드레스가게대로 그런 요청을 안 들어줄 수 없단 얘기다.

    그러나 소비자는 불안하고, 속는 기분이 된다. 같은 브랜드, 같은 드레스를 같은 가게에서 빌리는 데 박람회장마다, 웨딩플래너마다 부르는 값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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