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눈물로 울리는 웨딩마치] [7부-4] 욕심없던 어머니, 고모·이모·옆집엄마만 왔다 가면 돌변

    입력 : 2014.11.03 05:26

    [예단 허영심은 어머니가 강해]

    "누구네는 명품백 사왔다더라"
    이불·반상기·은수저 3종세트도 필요해서 받는 경우 거의 없어

    취재팀이 101쌍을 만나보니, 양가 어머니들이 소비의 기준으로 삼는 '남들'은 어디 멀리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상당수 신랑·신부가 "고모, 이모, 엄마 친구가 제일 무섭다"고 했다.

    지난 2월 결혼한 최원규(가명·27·공기업 직원)씨는 원래 예단을 생략하려고 했다. 여섯 살 연상 여자친구가 자신이 취업할 때까지 기다려준 것만도 고마웠다. 어머니도 처음엔 "그러자"고 찬성했다. 고모 셋이 다녀간 뒤 어머니 의견이 변했다. "아예 안 받는 건 좀 그렇지 않니?"

    고모들이 어머니에게 "아무것도 안 해오는 건 우리 집을 무시하는 처사다" "다른 집 며느리는 차도 해온다"고 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결국 최씨의 신부는 친척들 한복에 현금까지 총 1200만원 상당의 예단을 보냈다. 최씨는 "낭비하지 말자고 둘이 굳게 약속했는데…. 아내가 큰돈 쓴 게 미안해서, 할 수 없이 저도 300만원짜리 프○○ 가방을 사줬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101쌍은 평균 742만원을 예단 비용으로 썼다.

    신부 집에서 신랑 집으로 보내는 예단 중에 필수 항목처럼 되어 버린 물건이 이불·반상기·은수저였다. 취재팀이 만난 어머니 중에 이 세 가지가 정말 필요해서 주고받았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모두 "별 필요 없지만, 다 하는 거라니까 우리도 했다"고 했다.

    서민 동네에서 탁구장을 운영하는 김미영(가명·55)씨는 지난 5월 딸을 시집보낼 때 사돈댁에 현금 1500만원과 칠첩 반상기·은수저·돗자리를 보냈다. 아들 가진 엄마들이 저마다 "○○백을 받았다"고 자랑하길래, '나만 안 보내면 내 딸이 밉보이겠구나' 싶었다. 김씨는 "할 수 없이 나도 명품을 사보내기로 했는데, 평생 내 돈 주고 그런 걸 사본 경험이 없어 뭘 사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했다. 김씨는 결국 집값 10%에 명품 가방 값에 준하는 현금을 보태 사돈에게 보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