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저명한 여성 신학자인 두니아 부자르(50)는 서방의 젊은이들이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몰려드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그는 자신이 모로코 혈통에 이슬람 신자이지만, 과격 이슬람주의에 빠지는 젊은이들의 심리와 사회적 배경이 궁금했다. 부자르는 실증적 연구를 위해 자녀가 이슬람 과격주의에 빠져 있는 120가구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 결론은 지난달 그가 낸 저서 '천국을 찾았으나, 지옥을 보게 됐다(Ils cherchent le paradis, ils ont trouve l'enfer·사진)'라는 제목에 담겨 있다.

서방의 젊은이들은 지하드(성전)를 위해 시리아로 가고, 그곳에서 죽으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부자르의 관찰 결과, 이슬람 과격주의에 빠진 중요한 이유는 비단 종교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세상을 좀 더 개선하고 싶다는 동기가 가장 큰 이유였다.

부자르는 또 IS 가담자들이 실업자 등 사회적 패배자일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중상층 이상의 평범한 가정 출신이 더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슬람교도 밀집 지역이나 사회 소외 계층에 초점을 맞춘 '이슬람 과격주의 대책'이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저자가 주장하는 이유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며 찾아간 IS는 지옥과 다름없었다. 폭력을 막아야 한다며 또 다른 폭력이 자행되고 있었다.

이 책은 지난달 초 나오자마자 시사 분야 베스트셀러 8위에 오를 만큼 프랑스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이슬람 과격주의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혹시 자신의 자녀도 'IS의 덫'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프랑스인들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