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헌법 불합치] "선거구, 人口비례가 원칙… 인구 차이가 크면 '투표 평등권' 침해"

조선일보
  • 전수용 기자
    입력 2014.10.31 03:00 | 수정 2014.10.31 10:19

    [헌재 재판관 6對3 의견으로 "인구 차이 2對1 이하로"]

    - 세 번째 헌법 불합치 결정
    1995년엔 인구 차이 4對1, 2001년엔 3對1로 강화… 이번엔 2對1로 줄이도록 결정

    - 반대 의견 낸 세 재판관
    "法개정 땐 대도시 의원만 늘뿐… 농어촌 지역 의원 크게 줄 것"

    30일 헌법재판소가 국회의원 선거구의 최대·최소 인구 비례를 2대1 이하로 줄이도록 한 것은 지금의 지나친 선거구별 인구 편차가 헌법이 보장한 투표의 평등 원칙을 침해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헌재가 국회의원 선거구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헌재는 1995년 선거구 인구 비례를 4대1(선거구 평균 인구의 ±60% 이내)로, 2001년에는 3대1(±50% 이내)로 제시했고, 13년 만에 2대1(±33.33% 이내)까지 낮췄다. 인구 비례가 4대1 이하라는 것은 선거구 평균 인구가 20만명이라고 가정하면 최대 인구 선거구가 32만명(20만명의 160%)을 넘어서는 안 되고, 최소 인구 선거구가 8만명(20만명의 40%)보다 적어서도 안 된다는 얘기다. 인구 비례가 2대1로 낮춰졌다는 것은 선거구 인구가 최대 26만6666명(20만명의 133.33%), 최소 13만3333명(20만명의 66.66%) 사이로 좁혀졌다는 의미다.

    헌법재판소는 30일 현행 ‘선거구 구역표’에 대해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6명의 재판관은 이날 “현행 국회의원 지역구에서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의 인구 비율을 3대1 이하로 규정한 선거법 조항은 헌법의 평등선거 원칙에 위배된다”고 결정하고 “인구가 가장 많은 선거구와 가장 적은 선거구의 차이가 2대1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새로운 입법 기준을 제시했다. 박한철·이정미·서기석 재판관은 반대 의견에서 “(인구 편차를 3대1 이하로 결정한) 2001년과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는 현재의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30일 현행 ‘선거구 구역표’에 대해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6명의 재판관은 이날 “현행 국회의원 지역구에서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의 인구 비율을 3대1 이하로 규정한 선거법 조항은 헌법의 평등선거 원칙에 위배된다”고 결정하고 “인구가 가장 많은 선거구와 가장 적은 선거구의 차이가 2대1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새로운 입법 기준을 제시했다. 박한철·이정미·서기석 재판관은 반대 의견에서 “(인구 편차를 3대1 이하로 결정한) 2001년과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는 현재의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성형주 기자
    헌재가 1995년 처음으로 국회의원 선거구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릴 당시 최다였던 서울 '강남을' 선거구 인구는 최소 선거구인 전남 장흥군의 4.46배에 달했다. 당시엔 260개 선거구 중 52곳이 3대1 이상 벌어졌다. 당시 헌재는 "평등선거의 원칙은 1인 1표를 인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1표의 투표 가치가 선거 결과에 대해 기여한 정도에 있어서도 평등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또 "선거구를 결정할 때 인구 비례 원칙을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2001년 헌재는 "인구 비례를 2대1 이하로 줄이는 게 바람직하지만, 행정구역과 국회의원 정수 등을 고려할 때 어려움이 예상돼 3대1로 결정한다"며 "하지만 상당 기간이 지난 후에는 2대1 또는 그 미만 기준에 따라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 비례를 2대1로 줄이라는 헌재 결정은 앞서 1995년과 2001년 제시한 '투표 가치 불평등 해소'라는 원칙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헌재는 "인구 비례 3대1 기준을 적용하면 1인의 투표 가치가 다른 1인의 투표 가치보다 세 배의 가치를 가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지나친 투표 가치의 불평등"이라고 지적했다. 가령 현재 가장 인구가 적은 경북 영천(10만622명)의 1표 가치는 인구가 가장 많은 선거구인 인천 서구 강화군갑(34만7611명)의 1표에 비해 3배가 넘는다. 선거구별로 인구 편차가 커지면 인구가 적은 선거구에서 당선된 국회의원이 얻은 표가, 인구가 많은 선거구에서 낙선한 후보가 얻은 표보다 적어지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헌재가 제시한 인구 비례에 따른 선거구 인구 상·하한선 정리 표
    2001년 헌재는 국회의원이 가지는 지역의 대표성, 심각한 도농(都農) 간 인구 격차, 불균형 개발 등 현실적 문제를 고려해 인구 비례 기준을 3대1로 정했다. 하지만 헌재는 13년 전과 지금의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더 이상 인구 비례 원칙을 완화해줄 명분이 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헌재는 "국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지역의 대표성도 고려돼야 하지만 이는 국민 주권의 출발점인 투표 가치 평등보다 우선될 수 없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국회의원의 '지역 대표성'을 고려해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폭넓게 인정했지만, 지금은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되면서 국회의원의 지역 대표성도 많이 희석됐다는 게 헌재 판단이다.

    반면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농촌 인구가 감소하고 수도권으로 사람이 몰리는 상황에서 인구만을 기준으로 선거구를 나눈 것은 기계적 판결이라는 반론도 있다. 실제로 박한철·이정미·서기석 재판관은 "도농 간 경제력 차이나 인구 격차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농촌 지역 이익이 대표되어야 할 이유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2대1 비율로 줄일 경우 도시를 대표하는 의원 수만 증가하고 지역 대표성이 절실한 농어촌 의원 수는 감소할 것이 자명하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한편 외국도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줄이는 추세다. 미국은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 선거구별로 동일한 인구를 요구하면서 0(영)에 가깝도록 편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독일도 상하 편차 15%를 원칙으로 하되, 예외라도 상하 편차 25% 이내를 반드시 준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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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화면 캡처
    [뉴스 9] 헌재, ‘총선 선거구’ 헌법 불합치…“선거구 간 인구편차, 최대 2:1로” TV조선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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