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눈물로 울리는 웨딩마치] [7부-2] 맞벌이 부부, 서울서 전세 아파트 마련 28년 걸려

    입력 : 2014.10.29 03:07

    경실련, 정부·은행자료 분석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KB국민은행·통계청·고용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맞벌이 신혼부부가 부모 도움이나 대출 없이 전세 아파트를 마련하려면 2013년 말 현재 서울 시내는 28년, 수도권은 21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의 중간 가격 전세 아파트를 기준으로, 32세 신랑과 29세 신부가 월 425만원씩 벌고 그중 83만원씩 저축할 때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지간히 능력 있는 젊은이가 아니면 다들 부모에게 손을 벌리게 된다. 본지와 여성가족부가 전국 1200명을 조사해보니, 부모 세대건 자식 세대건 절대다수가 "부모가 능력 있으면 대주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전체 78.0%).

    맞벌이 신혼부부가 자기들 힘으로 전셋값 모으려면 정리 표

    이런 세태가 굳어져서 가장 괴로운 사람이 서민 부모다. 취재팀이 만난 부모들은 목돈을 헐어 출혈 지출을 하면서도 "남들만큼 못 해줘 미안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임옥남(가명·64)씨는 개인택시를 모는 남편과 알뜰살뜰 저축해 서울 강북에 4억4000만원짜리 신축 아파트(112㎡·34평)를 마련했다. 올봄 아들(27)이 장가갈 때 그 집을 아들 주고, 임씨 부부는 지은 지 10년 넘은 이웃 아파트로 이사했다. 이사 비용 등은 임씨 부부가 대출받았다. 임씨는 "아들이 의사가 되어준 게 고마우니까 집 한 채는 해주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아예 못 대준 부모는 "부모로서 해준 게 없다"면서 죄책감까지 토로했다. 인천에서 밥집 하는 서영자(가명·58)씨도 "미안하다" 소리를 달고 사는 어머니 중 하나였다. 먹고살기 힘들어서 큰아들(36)이 결혼할 때 한 푼도 보태주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서씨에게 큰아들은 "뒷바라지도 못 했는데 저 혼자 잘 커준 대견한 자식"이다. 아들은 대학생 때부터 집에 손 벌리지 않았다. 학자금 대출받아 등록금 내고, 과외 두 개 하면서 편의점·식당에서 아르바이트했다. 군대에서도 돈을 아껴 100만원을 모았다. 아들은 현재 대기업 6년차 직원이다. 2년 전, 공기업 다니는 며느리(31)를 집에 데려와 인사시키며 "키워주신 것만도 고맙다.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 부모님은 예식장에 오시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아들은 실제로 올가을 자기 힘으로 결혼했다. 저축 1억2000만원에 대출 6000만원을 합쳐 수도권 신도시에 전세 아파트(60㎡·18평)를 얻었다. 서씨는 "아들, 며느리가 대견하다"면서도 "아무것도 못 해준 게 미안해서 아들 부부의 신혼집에 못 가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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