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출가시키는 게 부모로서의 마지막 과제이기 때문에 '잘' 보내고 싶어하죠. 거기까지는 좋은데, 옆집하고 비교하고 사돈하고 비교해 자기 수준을 넘어서까지 하려는 것이 한국 결혼 문화의 문제입니다."
결혼 문화 전문가인 성균관대 소비자가족학과 조희선 교수는 "부모들이 '남들만큼은 해줘야지' 할 때 '남들'은 자기보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한국 부모 세대는 고도 성장기에 평생 앞만 보며 살아왔다. 자식에 대한 애착도 유달리 강하다. 그 때문에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할 때도 '나보다 잘사는 부모' '나보다 많이 해준 부모'를 기준으로 삼는다. 일종의 '상향 지향'이다.
조 교수는 "바로 그 때문에 잘사는 사람들이 더욱더 본보기를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 안타깝다"고 했다. '내 돈 가지고 내가 한다는데 누가 뭐래'라는 천민자본주의적 사고가 사치스러운 결혼으로 이어지고, 그걸 본 사람들이 자기 결혼의 기준점을 거기에 둔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신혼집 마련은 남자 몫이라는 인식도 잘못된 문화"라고 했다. 신랑 힘만으로는 집값을 감당하기 힘든 현대사회에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아들에게 집을 해준 부모가 억울하니 며느리에게 사치품을 요구하고, 사치품을 아무리 해와도 집값만큼 안 되니 더 낭비하고 싸우게 된다"고 했다.
'단칸방에서는 시작할 수 없다' '구질구질하게 살고 싶지 않다'며 양보하지 않는 신랑·신부도 문제라고 했다. 조 교수는 "상대방이 조금 부족한 게 있더라도 받아들이고 살아가며 보완하면 되는데, 양보나 부족을 용납하지 않는 젊은이가 상대방과 그 부모의 자존심을 건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