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눈물로 울리는 웨딩마치] [7부-1] "시댁 도움 못받은 결혼… 인생도 뒤처질까 좌절감"

    입력 : 2014.10.28 03:02

    결혼 3년차 맞벌이 새댁
    "드레스도 촬영도 식장도 싸게… 남들 부러워하는 내가 더 밉다"

    미용사 양성미(가명·32)씨는 결혼 3년차 맞벌이 주부다. 2년 연애 끝에 2012년 겨울 결혼했다. 연애할 때 남편(35·헬스클럽 직원)은 암 걸린 어머니를 수발하고 있었다. 아픈 어머니 기저귀를 정성껏 가는 남자였다. 어머니가 별세한 직후, 남편이 양씨를 어머니 산소에 데려가서 어머니가 생전에 끼던 보석 반지를 양씨 손에 끼워줬다. 비싼 반지가 아니었다. 그래도 그 순간 '이 사람이구나' 했다. 문제는 그 뒤에 닥쳤다. 남편은 빈털터리였다.

    "왜 하필 돈 없는 남자 만났니"

    남편은 원래 헬스클럽에 근무하며 5000만원을 모았다. 결혼 약속은 그 돈이 어머니 병원비로 사라진 다음에 했다. 다시 그만큼 모으려면 마흔이 될 판이었다. 시아버지(71·택시 운전)도 보태줄 힘이 없었다.

    친정어머니가 울었다. "왜 하필 돈 없는 남자를 만났니?" 양씨도 취업이 늦어 모아둔 돈이 별로 없었다. 꿋꿋한 척했다. 신혼집을 새로 구하는 대신, 남편이 총각 시절 혼자 살던 서울 강북 옥탑방(33㎡)에 들어갔다. 친정어머니가 준 돈 1000만원에 본인 저축 등을 합쳐서 총 2500만원으로 혼수와 결혼식을 모두 해결했다. "최소한 보일러 잘 나오는 집에 살고 싶었어요. 그걸 못 했네요."

    왜 괴로운가

    "'누구는 뭘 해갔다' '누구는 뭘 받았다'…. 그런 소리 들으면 자존심이 너무 상할 것 같았어요. 아예 아무하고도 상의하지 않았어요. 드레스도, 촬영도, 식장도 무조건 제일 싼 걸로 택했어요."

    주얼리숍을 지나다 '나도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남들 부러워하는 자신에게 화가 났다. 친정어머니에게 털어놓고 싶었다. 피차 울까 봐 전화하지 않았다.

    "친정 언니가 결혼할 때 시댁에서 아파트(93㎡·28평)를 사줬어요. 엄마가 '애초엔 더 큰 걸로(116㎡·35평) 사준다더니…' 하고 화를 내시면서도, 언니 혼수를 뭐든지 제일 좋고 비싼 걸로 챙겨줬어요. 재미있어하셨죠. 근데 제 결혼식은 초상집 같았어요."

    언니 부부는 결혼하기 전이나 후나 숱하게 다퉜다. 물건에 얽힌 싸움이 많았다. 양씨 부부는 그런 적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결혼 과정이 너무 힘들어 다시 하라면 못 할 것 같다"고 했다. 물건 산 것도 얼마 없는데 뭐가 그리 고단했을까? 양씨가 괴로운 건 당장 돈 없는 것 그 자체가 아니었다. '남들은 다 도움을 받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는 박탈감, '우리 부부처럼 출발하면 앞으로도 남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좌절감이 마음 한쪽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 같았다.

    "아기 안 가질 거예요. 남편도 완강하게 싫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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