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미래] 홍보·인사총무? 전략기획? 대표 직속?… 한국 CEO는 오늘도 고민 중입니다

  • 더나은미래 특별취재팀

    입력 : 2014.10.28 03:05 | 수정 : 2014.10.28 11:27

    [Cover Story]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 CEO,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설문조사

    CEO 직속 CSR부서 설치한 기업 20.8%… 홍보·대외협력팀 소속 32%
    CSR 방향 범위 CEO가 직접 정해… 회사 정책에 반영하는 곳도 62%

    주요 이해관계자로 '고객' 가장 많이 꼽아… 시민단체·정부·언론매체는 하위권

    국내 대기업 CEO들의 상당수가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부서를 대표 직속으로 두고, CSR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회사의 전략과 정책에 CSR을 반영하거나, CSR의 방향과 범위를 직접 결정하는 CEO 숫자도 작년보다 많아졌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고려대 기업경영연구원(원장 문형구)과 공동으로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CE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외비(對外秘)라며 답변을 회피한 곳을 제외한 응답 기업(53곳)의 20.8%(11곳)가 CSR 관련 부서를 CEO 직속으로 두고 있었다. 삼성생명은 지속가능경영센터를, 네이버는 파트너센터(CSR·상생)를 CEO 직속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CJ는 대표 직속으로 CSV팀(경영실)을, 이마트는 경영총괄 대표이사 직속 CSR팀을 두고 있었다. CEO 직속 CSR 임원협의체를 두고, CSR 전담팀을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한국 CEO고민
    일러스트= 박상훈 기자

    LG전자는 대표 직속 지속가능경영위원회와 지속가능경영임원협의체 산하에 CSR팀을 두고 있고, 신한금융지주는 그룹 사회공헌위원회와 지주회사 임원회의 산하에 사회공헌팀을 운영하고 있었다.

    CSR의 비중을 홍보나 대외협력 쪽에 두는 CEO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CSR 부서 조직도 분석 결과, 홍보·대외협력 파트에서 CSR 업무를 보는 기업이 32%(17곳)로 가장 많았고, 관리·지원·인사 파트는 24.5%(13곳), 전략 기획실 산하에 CSR팀을 둔 기업은 17%(9곳)로 뒤를 이었다. 그 밖에 CSR전담팀 없이 경영기획실과 홍보마케팅팀에서 관련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기업도 2곳(3.8%) 있었다. 문형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CSR 조직을 대표 직속으로 두고 부서별로 사회적책임과 관련된 역할을 부여하는 선진국과 달리, 국내 기업 CEO들은 CSR의 성격을 홍보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기업마다 사회공헌팀·CSR팀·CSV팀·지속가능경영실 등 명칭은 다르지만 같은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 CEO가 사회공헌과 사회적 책임(CSR)의 개념을 명확하게 구별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응답자(59명)의 78%(46명)에 해당하는 CEO가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압력)가 증가했기 때문에 CSR을 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갑을(甲乙)관계에 대한 여론, 윤리경영·동반성장 이슈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관심이 CSR에 대한 CEO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졌다. 응답자의 29%에 해당하는 CEO(17명)가 'CSR의 방향과 범위를 직접 결정한다'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12% 증가한 수치다.

    'CSR에 회사의 전반적인 전략과 정책을 반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다'고 답한 CEO의 비율도 2013년 48%에서 1년 새 62%(37명)로 크게 상승했다. CSR에 사용되는 비용을 '지출이 아닌 투자'라고 답한 CEO는 92%였고(2013년은 90%), 그중 90% (53명)가 CSR을 '장기투자'로 여겼다. '단기투자'라고 답한 CEO는 2%(1명), '필요한 지출'로 보는 CEO는 8%(4명)뿐이었다. 준조세나 '불필요한 지출'이라고 답한 CEO는 아무도 없었다.

    한국 CEO 오늘도 고민

    '해당 기업에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를 3순위까지 선택하라'는 질문과 함께, 답변 순서에 따라 3점, 2점, 1점으로 가중치를 두었다. 그 결과 CEO들은 '고객(153점)'을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주주(65점)'와 '직원(55점)'을 뒤이어 선택했다. 반면 기업을 경영할 때 실질적인 압력으로 작용하는 시민단체(1점), 정부(11점), 언론 및 대중매체(10점)는 하위권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향후 CSR 활동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무려 85%의 CEO가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폭 증가'는 68%(40명), '소폭 증가'는 17% (10명), '전년도와 큰 차이 없다'는 15%(9명)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업의 CSR이 감소할 것이라 답한 CEO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의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CEO 대상 CSR 설문조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이뤄졌으며, 올해는 CSR에 대한 CEO의 인식 수준을 더 심층적으로 연구·분석하기 위해 고려대 기업경영연구원과 함께 설문을 기획·진행했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 CEO 명단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순)

    현대차 김충호 사장, SK하이닉스 박성욱 사장, 네이버 김상헌 대표, 현대모비스 정명철 사장, 포스코 장인환 부사장, 한국전력 조환익 사장, 신한지주 한동우 회장, 삼성생명 김창수 사장, LG화학 박진수 부회장, 현대중공업 김외현 사장, KT&G 민영진 대표이사, LG디스플레이 한상범 사장, LG 조준호 사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SK이노베이션 구자영 부회장, 롯데쇼핑 이인원 부회장, 우리금융 이순우 회장, KT 한훈 부사장, SK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동반성장위원회 이문석 사장, 기업은행 권선주 행장, 한국타이어 서승화 부회장, 코웨이 김동현 사장,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이마트 이갑수 대표이사, S-OIL 나세르 알 마하셔 대표, 롯데케미칼 허수영 대표이사 사장, 한화생명 차남규 사장, 한라비스테온공조 박용환 대표이사, 한국가스공사 장석효 사장, 삼성카드 원기찬 사장,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 CJ제일제당 김철하 대표이사, CJ CSV경영실 민희경 부사장, 대우인터내셔널 전병일 사장, LG유플러스 이상철 대표이사 부회장, OCI 이우현 사장, 호텔신라 한인규 부사장, 대우건설 박영식 사장,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동부화재 김정남 사장, 두산중공업 박지원 부회장, LG이노텍 이웅범 사장, 한국항공우주산업 하성용 사장, 삼성엔지니어링 박중흠 사장, CJ대한통운 이채욱 대표이사, 대림산업 김동수 사장, 삼성테크윈 김철교 사장, 금호석유화학 김성채 사장, SK네트웍스 문덕규 사장, 현대해상 박찬종 대표이사, 현대산업개발 박창민 사장, 효성 장형옥 부사장, 신세계백화점 장재영 대표이사, 한샘 최양하 회장, 미래에셋증권 변재상 사장, LS산전 구자균 부회장, 한국전력기술 박구원 사장

    더나은미래 특별취재팀=정유진·최태욱·김경하·주선영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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