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덕’ 만든 호프만 “모두를 위한 예술만 믿는다”

  • 뉴시스
    입력 2014.10.21 15:04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 거대한 노란색 새끼 오리 풍선 하나 띄워놨더니 난리가 났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인기 연예인들까지 이 새끼 오리와 ‘인증샷’(인증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다. 이 오리의 이름은 ‘러버덕’이다

    ‘러버덕’을 만든 사람은 네덜란드 출신 공공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37)이다. 그가 바쁜 일정에도 한국을 찾았다.

    호프만은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추억의 노랑 오리를 대형 고무 오리로 제작해 물 위에 띄우는 러버덕 프로젝트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올라선 작가다. 이 프로젝트는 2007년부터 전 세계 16개국에서 20회 이상 순회하며 주목받고 있다.

    호프만은 21일 “어제 저녁 한국에 왔다. 아침에 호텔에서 창문을 열고 러버덕을 보고 행복했다. 비가 많이 왔음에도 호수에 러버덕이 전시될 수 있어서 기뻤다”고 웃었다. 이어 “석촌호수는 360도 어느 곳에서나 사람들이 산책하면서 러버덕을 볼 수 있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주변의 빌딩도 친밀한 공간을 연출했다”고 좋아했다. 호프만은 대학시절부터 개인 스튜디오보다는 공공장소에서 작업하는 것을 선호했다. “대중과 함께하는 예술을 하고 싶었다”는 마음이다. “예술은 콧대가 높고 똑똑한 사람들만 한다고 생각해 일반인이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나는 그런 예술을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호프만은 “러버덕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게 해준 것”이라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도 러버덕을 보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2007년 프랑스 생라자르에 26m의 크기의 대형 러버덕이 등장한 이후 네덜란드와 브라질·일본·호주·홍콩·대만·중국·베트남·미국 등 가는 곳마다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크기도 다양하다. 생라자르의 오리는 가로·세로·높이가 26m, 20m, 32m로 가장 컸다. 석촌호수에 떠 있는 러버덕은 높이 16.5m, 가로 16.5m, 세로 19.8m, 무게 1t에 달한다. 산업용 PVC 재질의 노랑 고무 오리는 두 겹으로 덧대 내구성을 강화했다.

    작품을 설치할 때는 주변의 환경을 고려한다. “작품이 중심이 아니라 건축물 등 작품 주변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러버덕은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호프만은 “세월호와 최근 일어난 공연장 환풍구 붕괴사고를 알고 있다. 그 소식을 듣고 슬펐다. 러버덕이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치유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설치작가 제프 쿤스나 클래스 올덴버그와 비교하자 “그들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전시하지만 나는 공공장소를 작업 공간으로 선택한다. 그리고 나는 누군가의 작품을 따라 하지 않는다. 나만의 법칙과 아이디어로 작업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모두를 위한 예술만을 믿는다”고 부연했다.

    러버덕 프로젝트는 수많은 인파를 몰고 다니며 다양한 방식의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인형과 가방, 쿠션 등 오리 관련 상품들이 쏟아져 나왔고 홍콩에서는 오리 형태의 케이크와 카레 메뉴가 나올 정도였다. 중국에서는 이 오리를 보기 위해 300만명이 몰렸다. 입장료 수익만 52일간 348억원을 벌어들였다.

    석촌호수 주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도 기존 잠실점보다 20% 이상 매출이 올랐다. 공사 전부터 논란이 많았던 롯데월드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벗어내고자 러버덕을 설치했다는 지적도 있다.

    호프만은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계획됐다. 롯데월드몰의 개정 시점과 우연히 일치했을 뿐이다. 나는 돈을 얼마를 주든, 내가 원하지 않는 작품은 하지 않는다. 후원사인 롯데도 어떤 이득을 보겠지만 나는 러버덕을 전시하는 데 있어서 자유를 보장받았다”고 했다.

    한편 에베뉴엘 월드타워점 6층 아트홀과 잠실점 롯데백화점 9층 갤러리에서는 러버덕 프로젝트의 다양한 자료를 볼 수 있는 대형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입장료는 없다. 석촌호수에 떠 있는 러버덕은 11월 14일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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