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투닥투닥' 싸우다 제트기 소리에 '와락'

조선일보
입력 2014.10.11 03:01

'강아지와 염소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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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염소 새끼|권정생 시|김병하 그림|창비|48쪽|1만 2000원

강아지가 "놀자"며 다가왔는데 먹음쟁이 염소 새끼는 "듣기 싫어"라며 못 본 체한다. 강아지가 곁으로 와 깡충 덤비자 골이 난 염소 새끼. 조그만 뿔대가리를 쑥 내밀고 콱 떠받는다. 살짝꽁, 꾀보쟁이 강아지가 날름 비킨다. 염소 새끼는 더 골이 나서 떠받지만 밧줄이 모자라 더 못 간다. "강아지는 좋아라고/ 용용 놀리고/ 염소 새낀 골이 나서/ 엠엠 내젓고…."

동화작가 권정생(1937~2007) 사후에 발굴된 시 '강아지와 염소 새끼'를 그림책으로 읽는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그림작업을 해온 김병하는 이번엔 마음을 고쳐먹었다. 배경을 최소화해 캐릭터가 두드러진다. 강아지와 염소 새끼가 투닥투닥 싸우지만 언덕과 푸른 하늘이 모나지 않게 어울린다. 눈에 담아두고 싶은 장면이다. 우르릉 제트기 소리에 다툼은 까맣게 잊고 둘이 뭉친다. 밥내 나는 저녁 굴뚝 연기, 마을과 사람을 등장시킨 엔딩도 따스하다.

2003년부터 '시리동동 거미동동' '넉 점 반' 등으로 이어져온 '우리시 그림책'(전 15권)이 '강아지와 염소 새끼'로 완간됐다. '강아지똥'으로 기억되는 권정생이 열다섯 살에 썼다는 시는 때론 언어를 축약하고 때론 언어를 낭비하면서 말맛을 들려준다. 반복적인 말놀이, 문장의 리듬이 만들어 내는 역동성, 수수께끼 풀 듯 행간의 이야기를 찾는 재미를 선물한다. 스마트폰에서 무료 앱 '더책'을 내려받고 책에 대면 오디오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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