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25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 회의에 불참했다. 김정은은 2012년 4월 제12기 5차 회의 이후 열린 최고인민회의에 모두 참석했었다.

김 제1비서는 최근 두 달여간 다리를 절뚝거리다가 지난 3일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 관람 이후 모습을 감췄다. 22일째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셈이다. 김정은이 이번 회의까지 불참함에 따라 건강 이상설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정일도 과거에 여러 차례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한 경우가 있어 건강에 이상이 있더라도 심각한 상황은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25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 회의에 불참했다. 앞줄 왼쪽부터 김기남 노동당 선전비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이날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다. 김정은은 김영남과 황병서 사이에 앉아있어야 하지만 이날은 자리를 아예 없앴다. 빈자리는 발표대에 나간 박봉주 내각 총리 자리다.

이날 회의에서는 황병서가 북한 최고 권력 기구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황병서는 올해 5월 최룡해에게서 군(軍) 총정치국장 자리를 넘겨받은 데 이어 이번에 국방위 부위원장까지 차지하면서 김정은 정권의 실세 자리를 확실하게 차지했다. 황병서는 2010년 9월 인민군 중장(우리의 소장), 2011년 3월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고속 진급했다. 올해 4월에 대장으로 진급했고, 대장 진급이 확인된 지 11일 만에 차수(次帥·원수와 대장 사이의 군 계급) 칭호를 받았다.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내에서도 군부(軍部)를 주로 관리하는 제1부부장으로 있으면서 작년 12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의 처형을 주도, 급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최룡해 대의원을 직무 변동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서 소환한다"고 밝혔다. 최룡해는 노동당 근로단체비서로 자리를 옮긴 이후 장성택이 맡았던 국가체육지도위원장에 임명됐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1차회의에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르며 북한군의 수장으로 등장했던 최룡해는 6개월 만에 군부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된 셈이다. 군부의 수장으로 있던 시절 호명 순위 4위였던 최룡해는 현재 8위로 밀려 위상이 하락했다.

이날 최고인민회의에서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과 리병철 북한군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관이 새로 국방위원에 임명됐다. 최근 군단장으로 강등됐던 장정남 전 인민무력부장은 국방위원에서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의 농구 스승으로 알려진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은 이날 행사에 불참해 올해 5월 평양에서 수백명이 사망한 아파트 붕괴 사고의 책임을 지고 근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