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心을 흔드는 로미오의 목소리

    입력 : 2014.09.18 03:02 | 수정 : 2014.09.18 18:00

    [올 최고 화제작…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로미오 役 프란체스코 데무로
    유럽 오페라계 떠오르는 별… 베르디 팬들이 인정한 테너

    프란체스코 데무로(Demuro·36)는 비토리오 그리골로, 스테파노 세코와 함께 요즘 한창 뜨는 이탈리아 테너다. 2007년 관객들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탈리아 파르마 극장에서 '루이자 밀러'의 주역 로돌포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리골레토' 만토바 공작으로 다시 캐스팅되면서 세계 오페라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성악가들이 아리아를 부르는 도중에도 마음에 안 들면 노골적으로 야유를 보내는 곳이 파르마입니다. 조심스러웠지요. 하지만 전 야유를 받은 적이 없어요. 하하. 잘 마쳤지요."

    데무로는 베로나 야외 오페라는 물론 런던 로열오페라, 밀라노 라 스칼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같은 세계 정상급 오페라 극장에서 앞다퉈 찾는 스타다. 데무로는 작년 베로나 야외 오페라에선 로미오를 불렀다. "1만5000명 가까운 관객 앞에서 노래하는 건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줄리엣과 손잡고 무대에서 내려와 공연장 밖으로 달려나가는 장면으로 막이 내려갑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로 두 사람이 돌아가면서 러브 스토리는 영원히 이어지는 거지요."

    video_0
    프란체스코 데무로는 열 살 때부터 동네 광장에서 사르디니아 민요를 불렀다. 별명이‘작은 모차르트’였다고 했다. /이태경 기자

    이탈리아 남부 사르디니아섬의 사사리(Sassari)가 고향인 데무로는 열 살 때 동네 광장을 돌아다니며 사르디니아 민요 공연을 다녔다. 부모님은 동네에서 작은 카페테리아를 운영했다. 2006년 오페라 '토스카'를 지휘하러 사사리에 온 줄리안 코바체프(Kovatchev)는 당시 '커버'(대역)였던 데무로의 로맨틱한 목소리를 듣고 반했다. 코바체프와는 2011년 베로나 야외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서 호흡을 맞췄고, 이번에 서울에서 다시 만났다.

    비슷한 연배인 그리골로나 세코, 몰타 출신 테너 요셉 칼레야 중 누굴 경쟁자로 여기는지 물었다. 그는 딴전을 피웠다. "목소리가 호세 카레라스를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기분이 좋았다." 또 말했다. "그리골로는 유명하지만 명성이 실력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나에겐 이들에게 없는 게 있다. 네 살 때 노래를 시작했고, 열 살 때부터 사르디니아 광장서 기타와 아코디언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내 별명이 '작은 모차르트'다."

    테너는 오페라 공연 때 "고음을 어떻게 넘길까"만 늘 고민한다는 말이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는 3막 피날레에서 가운데 도보다 두 옥타브 높은 '하이 C'를 부른다. 데무로는 자신만만했다. "긴장은커녕 오히려 기대된다." 악보를 뒤적거리더니 바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좁은 인터뷰실에서 고막이 터질 뻔했다.


    ▷로미오와 줄리엣=10월2일~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프란체스코 데무로·김동원(이상 로미오) 이리나 룽구·손지혜(줄리엣) 등 출연.(02)580-1300

    ※국립오페라단은 당초 로미오로 출연할 예정인 테너 강정우가 건강 사정으로 테너 김동원으로 교체됐다고 17일 밝혀왔습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