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황인영 “전성기는 아직, 데뷔가 화려했을 뿐”

입력 2014.09.16 13:34

황인영
배우 황인영.사진=이현무 기자

최근 예능에 출연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황인영. 한때 충무로의 특급신인이었던 그녀가 기나긴 공백기를 깨고 예능에 등장하며 진솔한 모습을 통해 다시금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랜만에 대중들의 곁으로 다시 돌아온 그녀를 삼성동의 한 헬스클럽에서 만났다.

특급신인 황인영을 말하다

그때는 그냥 학생이었다가 갑자기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배우가 됐어요. 배우에 대한 개념, 연예인의 삶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무작정 하게 됐는데, 갑작스레 스타덤에 오르고 나니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알지 못했어요. 너무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그냥 멍했어요. 유명해진다는 것에 대한 개념도 없었던 것 같아요. 무명배우에서 점차 발전해 유명해졌다면 어떤 것인지 알았을 텐데 평범한 학생에서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는 연예인이 되고 나니 생각하고 느낄 겨를조차 없었던 것 같아요.

2년간의 공백기

99년도에 데뷔해서 쉬지 않고 열심히 활동했어요. 10년째가 되니까 여러 가지 생각도 많아지고 배우로서 성숙해져야 한다고 느꼈어요. 어떤 작품을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아지면서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회의가 들었어요. 발전 없이 소모하는 느낌이 들어 재충전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그래서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다시 하고 나만의 시간을 가졌던 것 같아요. 그런 시간을 가져야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22살에 데뷔해서 계속 일만 했으니까 저한테는 추억이 없었어요. 대학생활이라던가 친구들과 보낸 즐거운 시간 같은… 스스로 빠진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공부나 여유, 추억 같은 가슴 속을 채울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황인영의 전성기

사람들은 저한테 데뷔 때 정점을 찍었다고 말해요. 그 이후로는 줄곧 하향세였으니 곧 올라갈 시기가 올 것이라고 위로의 말도 함께 하고요(웃음) 하지만 저는 아직 전성기가 안 왔다고 생각해요. 데뷔 때 이슈가 됐던 것은 전성기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입문하는 과정이 조금 화려했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나이가 곧 마흔이 되니까 이제 배우로서 무르익는 것 같고, 연기에 대해 조금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연기에 더 깊이가 생기는 지금부터가 시작인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했지만, 지금은 진정성을 갖고 하고 싶어요. 어떤 역할을 하든 고민이 많아지는 이유인 것 같아요. 요즘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이가 들어야 좋은 배우의 모습이 되는지도 고민하고 있어요.

황인영
배우 황인영.사진=이현무 기자

차기작

아직 결정된 건 없어요. 나이가 들어도 작품의 중심이 되는 배역을 맡을 수 있는 시대가 되어 좋기는 하지만 아직은 남자배우를 위주로 하는 작품이 많아서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요. 영화로 데뷔했으니 좋은 영화를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어요. 시나리오는 보고 있는데 아직 선택한 작품은 없어요.

예능출연

옛날에는 예능 출연을 절대 안 했어요.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조용해지는 성격 탓에 예능과 안 맞는 것도 있었고, 데뷔 당시에는 신비주의가 여배우에게 필수였던 이유도 있어요. 영화나 드라마 홍보 때문에 가끔 출연은 했었지만, 그 외에는 출연할 기회도 생각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큰 맘 먹고 출연한 프로그램이 ‘순정녀’였어요. ‘순정녀’ 같은 경우는 낱낱이 나를 공개하지 않으면 안 되는 프로그램이니까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도 나이가 드니까 변화도 필요하고 생각도 바뀌게 되면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어요. 요즘은 꽁꽁 숨겨진 스타보다 대중과 가까운 스타를 원하니까 저도 그에 맞춰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이 예능에 뛰어든 가장 큰 계기인 것 같아요.

실제로 예능에 참여하면서 의외로 편하고 즐거웠어요. 사람들의 반응도 좋았어요. 그러면서 다양한 예능에 출연하게 됐어요. 작년에는 MBC ‘파이널 어드벤쳐’, 올해는 KBS ‘드림팀 하이난 서바이벌’ 등에 참여했어요. 이전에 참여했던 예능과 다르게 말보다는 몸을 쓰는 프로그램들이라 개인적으로 인내력과 체력을 테스트하고 기르는 데 도움이 됐어요.

드라마 같은 경우는 바쁘게 촬영하고 금방 헤어져서 정 붙일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예능에서 만난 사람들은 촬영 중간중간에 여유가 있다 보니 친해질 기회가 많아요. 드림팀 촬영하면서 (정)가은이랑 많이 친해졌어요. 최근에는 드림팀 멤버들을 집에 초대해서 식사도 하고 술도 한잔 했어요.

예능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

정가은 이번에 드림팀 촬영을 갔다 오면서 멤버들과 엄청 친해졌어요. 그중 한 명이 (정)가은이에요. 사실 가은이가 처음에는 저 때문에 상처를 받았대요. 저는 그냥 아무런 감정 없이 말했던 건데, 뭐 하자고 그러면 싫다고 거절해서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시간이 흐르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이제는 다 이해해줘요.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연락도 많이 하고 속마음도 터놓고 이야기하면서 가깝게 지내고 있어요. 아주 좋은 친구인 것 같아요.

손진영 최근에 드림팀 멤버들을 집으로 초대할 때 진영이도 같이 집으로 왔어요. 촬영 갔을 때 인터뷰는 개별인터뷰를 하니까 저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한 줄 몰랐어요. 귀국하고 방송을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너무 웃겨서 ‘너는 시작할 때부터 저랬구나’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기억 안 나요(부끄)’라고 답장이 왔어요. 진영이는 정말 착하고 좋아요.

이창명 이창명 씨 같은 경우는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세요. 연예계 대 선배님이시다 보니 제가 가진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도 해주시고 고민거리도 많이 듣고 해결해주세요. 촬영하는 일주일 동안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황인영
배우 황인영. 사진=이현무 기자

슬럼프에 대해


처음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대학원에 들어가서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극복했어요. 제가 돌아다니는 편이 아니에요. 친구랑 술을 한잔 하게 돼도 동네 가게 구석에서 조용하게 마시는 스타일이다 보니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는 게 더 도움이 되더라고요. 몇 년 전부터는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혼자 집에서 그림 그리는 것도 슬럼프 극복에 도움이 돼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작품이 없으면 백수잖아요. 그럴 때 혼자 집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아요.

얼마 전에는 피아노도 샀어요. 어린 시절에 배웠던 기억이 남아 있어서 악보를 사다가 혼자서 연습하곤 해요. 그렇게 스스로 극복하는 방법을 계속 찾으면서 하는 게 저만의 슬럼프 극복 방법이에요. 집에 혼자 있어도 바쁘게 생활하면 슬럼프를 느낄 시간조차 없어요.(웃음)

결혼


결혼… 해야죠. 결혼에 대해 큰 로망을 갖고 있지는 않아요. 35살 무렵부터 조급증이 오기는 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혼을 해야겠다, ‘결혼을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친구들도 결혼해서 잘 살고, 동생도 결혼해서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것 보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든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보면 결혼생활이라는 게 쉽지만은 않겠지만 그래도 때가 되면 결혼하고 싶어요. 아이를 좋아하니까 마음 같아선 2명을 낳고 싶은데 나이도 있고 하니까 그 부분은 하늘에 맡겨야죠.

사실 어렸을 때는 결혼을 못 가서 초조해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갈 줄 알았어요. 서른 살이 넘도록 결혼을 못 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열심히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짝을 만날 줄 알았어요. 남자들은 제가 깍쟁이처럼 보이나 봐요. 연예인이다 보니 선입견을 가지고 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제가 남자를 못 만나나 봐요. 이제는 찾기도 너무 어려워요. 지금은 마음을 너무 비운 상태이긴 하지만, 좋은 짝이 나타나면 결혼하고 싶어요.

황인영은 섹시하고 도도한 외모와 달리 친근하고 솔직하며 털털했다. 항상 스스로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빛났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이 조금 외로운 듯 보였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의 할 일을 찾아가며 노력하는 모습은 행복해 보였다. 한층 성숙해지고 물오른 황인영의 연기를 볼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그녀가 말한 ‘아직 오지 않은 그녀의 전성기’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장소제공: 제임스짐 휘트니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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