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각개전투(各個戰鬪)·제식훈련(制式訓鍊)·유격(遊擊)… 한자 알면 軍생활도 쉬워진다

    입력 : 2014.09.15 03:02 | 수정 : 2014.09.15 11:49

    [19] 한자 많은 군대 용어들

    보급받은 물품 두는 '관물대'
    '약진' 뛰는 것, '포복' 기는 것, '복명복창' 명령 따라 말하기

    여성 스타들의 병영 체험을 다루고 있는 MBC TV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 중 지난달 31일 방송분을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훈련소 퇴소식을 마친 한 출연자가 손을 들고 질문한다. "근데 '퇴소식'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훈련소 생활이 끝났다는 걸 뒤늦게 알고 기뻐한다. 처음부터 퇴소식(退所式)이 '훈련소(소·所)를 마치고 물러가는(퇴·退) 의식(식·式)'임을 알았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군대에 간 젊은이들은 생소한 군대 용어를 잘 이해하지 못해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 용어 대부분은 의미를 압축적으로 담은 한자어지만, 뜻을 정확하게 해석해 주는 경우는 드물다.

    '약진'은 뛰는 것, '포복'은 기는 것

    훈련소에서는 대열(隊列·줄을 지어 늘어선 행렬)을 맞춰 서거나 걷고, 경례하는 '제식훈련'부터 배우게 된다. 제식(制式)이란 무엇인가? '대열을 짓는 훈련을 할 때 쓰도록 규정된(제·制) 격식과 방식'이란 뜻이다. 제식훈련을 받으며 줄 맞춰 걷다 보면 훈련 조교는 "오와 열을 맞추라"고 지시한다. '오(伍)'는 '대열에서 종대로 늘어섰을 때 옆으로 선 한 조, 또는 횡대로 늘어섰을 때 앞뒤로 선 한 조'이며, '열(列)'은 그 반대다.

    군 훈련소에서 사용하는 주요 한자어 정리 표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훈련은 전투다. 각, 개, 전, 투!" 훈련소의 주요 훈련 중에서도 가장 힘든 훈련이 '각개전투'다. 각개전투(各個戰鬪)의 뜻에 대해 '표준국어대사전'은 '병사 개개인이 총검술 따위로 벌이는 전투'라고 해석했다. 실제 훈련장에서는 훈련병 개개인(個個人)이 약진이나 포복을 통해 목표 지점인 고지까지 힘겹게 도달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약진(躍進)'은 '힘차게 앞으로 뛰어(약·躍)가는(진·進) 것'이고, '포복(匍匐)'은 '배를 땅에 대고 기어가는 것'이다. '포(匍)'와 '복(匐)' 모두 '기어간다'는 뜻이다.

    많은 훈련 중에서도 공포의 대상인 '유격(遊擊)'은 '놀 유(遊)'자에 '칠 격(擊)'자다. '놀면서 친다'니? '유(遊)'에는 '떠돌다'는 뜻도 있다. '유격'이란 '적지나 전열 밖에서 떠돌다(유·遊)가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 적을 기습적으로 공격(격·擊)하는' 개념이다. '화생방(化生放)'은 '화학·생물학·방사능'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화생방 훈련'은 주로 화학 가스를 살포한 상황에서 방독면을 쓰거나 벗은 상태로 겪는 '눈물 콧물 다 쏟는 훈련'이다.

    '복명복창'은 명령을 따라 말하는 것

    훈련을 끝내고 생활관으로 돌아오면 '환복'을 해서 '관물대'에 넣는다. 모두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단어다. 환복(換服)은 '옷(복·服)을 갈아(환·換)입는 것'이다. 관물대(官物臺)는 '관물을 두는 받침대(대·臺)'다. '관물(官物)'이란 '관청 소유의 물건'이란 뜻으로, 군대에선 '보급받은 물품'을 뜻한다. 일본어 잔재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취침 시간이 가까워지면 훈련병들은 '점호'를 받는다. 점호(點呼)란 '인원을 점검(點檢)하기 위해 한 사람씩 이름을 부르는(호·呼) 것'을 뜻한다. 훈련병 중 한 사람이 대표로 인원이 몇 명인지 보고하기도 한다.

    점호가 끝나고 소대장이 "소대 취침"이라고 말하면 훈련병들은 똑같이 "소대 취침"이라 외친 뒤 잠자리에 든다. 이것을 '복명복창'이라고 한다. 복창(復唱)이란 '남의 말을 그대로 받아서 다시(복·復) 부름(창·唱)'이란 의미고, 복명복창(復命復唱)은 '상급자가 내린 명령·지시를 되풀이해 말한다'는 뜻이다. 명령과 지시가 정확하게 전달됐음을 확인하고 그 시행을 다짐하는 것이다.

    기상나팔 소리에 훈련병들이 잠에서 깨어나면 연병장에서 아침 체조와 '구보'를 하게 된다. 구보(驅步)는 글자대로 해석하면 '달리(구·驅)듯 빨리 걸어감(보·步)'이란 뜻이나, 사실상 '달리기'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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