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이 세계 최신, 최초, 최대 TV 내놓다

조선일보
입력 2014.09.11 03:02

최근 독일에서 열린 전자 전시회 'IFA 2014'에서 중국 TV 업체인 TCL이 세계 최대인 110인치 곡면(曲面) UHD(초고화질) TV를 선보였다. 또 다른 중국 업체인 하이센스와 TCL은 기존 LCD(액정디스플레이) TV보다 화질이 훨씬 선명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보다 제조 원가가 저렴해 차세대 TV로 주목받고 있는 양자점(量子點·Quantum dot) TV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세계 TV 시장은 삼성과 LG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그동안 LCD TV 대형화와 3D·OLED TV 개발 등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세계 최초', '세계 최대' 타이틀을 휩쓸다시피 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중국 업체들이 세계 최초, 세계 최대 제품을 내놓으며 삼성·LG·소니의 기술력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스마트폰에서도 레노버와 하이얼 등이 삼성·애플에 별로 뒤지지 않는 제품을 내놓았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연동해 원격으로 기능을 조종하는 '스마트홈' 서비스도 선보였다. 아직은 중국 업체들의 브랜드 파워와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평가이지만 IT 제조 분야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은 세계 최대 규모인 자국(自國) 시장에서 선진국 기업은 물론 수많은 현지 중소기업과 치열한 생존 다툼을 벌이는 데서 나온다. 중국 시장에선 경쟁력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살아남은 기업은 세계 어느 기업보다 빨리 성장할 수 있다. 창업 4년 만에 삼성·애플을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른 샤오미처럼 듣도 보도 못했던 신흥 강자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TV와 스마트폰의 화면을 키우고 기능을 개선하는 식의 점진적 혁신으로는 가격 경쟁력에 기술력까지 갖추기 시작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칠 수 없다.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내는 근본적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 모방과 추격이 아닌 창조와 혁신에서 한국 경제와 기업의 살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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