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시, 제2롯데월드 開場 책임 시민에 떠넘기나

조선일보
입력 2014.09.11 03:02

서울 송파구 제2잠실롯데월드엔 9일과 10일 수천 명의 시민이 몰려 명품 백화점, 쇼핑센터, 영화관을 둘러봤다. 이번 행사는 서울시가 6일부터 16일까지 시민들이 이 3개 건물을 직접 보고 안전성 여부를 점검하게 한 뒤 그 결과에 따라 건물 임시 사용을 승인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안전 점검'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시민들은 1시간 반 동안 매장과 지하 1층 종합방재센터를 둘러보는 데 그쳤다. 그나마 롯데가 미리 정해 놓은 동선(動線)에 따라 움직이며 롯데가 보여주는 것만 봐야 했다. 안전 시설에 대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롯데의 홍보성 설명을 듣는 게 전부였다.

서울시는 롯데가 지난 6월 초 3개 건물에 대한 임시 사용 승인 신청을 내자 각계 전문가 23명으로 점검단을 꾸려 안전 점검을 벌였다. 서울시는 7월 17일 점검 결과 건물 안전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주변 교통, 방재(防災), 123층 타워 공사장 안전에 관한 대책 등을 보완하라고 롯데에 통보했다. 롯데가 8월 13일 보완을 마쳤다고 알려 오자 서울시는 내부 논의 끝에 이번엔 시민 안전 점검이라는 또 다른 방안을 들고 나온 것이다.

제2롯데월드 3개 건물이 개장하면 하루 20만 명이 몰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서울시가 사용 승인에 앞서 안전을 거듭 점검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그러나 건물 안전 점검은 그 분야 전문가들이 정밀하게 해도 허점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 서울시는 그런 안전 점검에 전문 지식이 전혀 없는 일반 시민들을 끌어들였다. 서울시가 내부적으로 사용 승인을 해주기로 방침을 정해놓고서도 시민들의 안전 점검을 받았다는 명분을 쌓으려고 이번 행사를 계획했다면 쇼를 하는 것이다. 반대로 시민 여론을 근거로 사용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면 전문성과 법적 권한이 없는 시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다. 서울시가 전문가 진단을 믿지 못하겠다면 그렇다고 솔직하게 밝히고,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 책임지고 사용 승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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