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감동의 경연장 '홈리스 월드컵'

조선일보
  • 윤정국 '빅이슈 코리아' 사무총장
    입력 2014.09.04 03:02

    윤정국 '빅이슈 코리아' 사무총장 사진
    윤정국 '빅이슈 코리아' 사무총장
    여기 또 하나의 월드컵 대회가 열린다. 오는 10월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세계홈리스월드컵대회'가 그것이다. 이 대회의 관람 포인트는 일반 월드컵 대회와 달리 '승부'가 아니라 '감동'이다. 올해 대회에는 세계 64개국 홈리스 선수 500여명이 참석해 미니풋살 형식의 축구를 통해 스포츠 기량을 겨루며 꾸밈없는 감동을 선사한다.

    홈리스월드컵대회에서 치러지는 경기인 미니풋살은 도심에서 쉽게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길거리 축구로, 미국의 길거리 농구만큼이나 유럽에 보편화돼 있다. 미니풋살은 누구나 체력 부담 없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여서 홈리스와 탈선 청소년, 알코올중독자 같은 사회 취약 계층의 자립과 사회 복귀를 달성하는 사회 프로그램으로 널리 활용돼 왔다.

    이런 배경에서 '세계홈리스월드컵대회재단'이 창립돼 2003년 오스트리아 그라츠 대회를 시작으로 해마다 세계 각국을 돌아가며 대회를 열고 있다. 한국도 2010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를 시작으로 2013년 폴란드 포즈난 대회까지 해마다 빠지지 않고 홈리스 중에서 대표 선수들을 선발해 출전시켜 왔다.

    홈리스월드컵대회는 홈리스의 가능성을 보여줄 좋은 기회다. 스포츠를 통해 협력과 규칙을 배우며 스스로 일어설 수 있음을 보여주어 국민에게 많은 감동을 선사한다. 2010~2011년 대회 참가 한국 선수 16명 중 13명이 새로운 삶의 동기를 획득했고, 6명이 임대주택에 입주하는 등 주거지 상향 이동을 했으며, 3명이 가족과 재회했고, 1명이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났다. 세계적으로도 참가 선수 93%가 '새로운 삶의 동기를 얻었다'고 세계홈리스월드컵재단은 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홈리스월드컵대회 출전 선수 선발을 자활에 초점 맞춰 '홈리스 건강축구대회'란 이름으로 좀 더 큰 규모로 운영된다. 전국 81개 홈리스 시설 중 30개 시설을 대상으로 시설별 축구팀을 구성해 연습하도록 한 다음, 9월 중순에 30개 팀이 리그전 및 토너먼트전을 벌이고, 이 중 1~4위 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국 대표팀을 구성하고 훈련해 칠레 산티아고 대회에 출전시키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홈리스들이 땀 흘리며 차는 축구공이 또 어떤 감동을 만들어낼까. 공 하나가 바꿔놓는 세상을 모두가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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