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이 싫어요' 이승복군의 아버지 지난 24일 사망 뒤늦게 알려져

입력 2014.08.27 14:24 | 수정 2014.08.27 17:33

이승복 기념관.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말로 유명한 ‘반공 소년' 고(故) 이승복군의 아버지 이석우(83)씨가 지난 24일 한 많은 일생을 마감했다.

이승복군은 1968년 집에 들이닥친 북한 무장공비(共匪)들에게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치며 저항하다가 참혹하게 살해된 9세 소년.

아버지 이씨는 장남 학관씨를 제외한 이승복군 등 온 가족이 무장공비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후 비극적인 삶을 살아왔다. 부인과 아들 딸의 죽음을 목격한 고인은 이후 40여년간 정신질환을 앓았고, 폐부종, 급성 신부전증 등이 위중해져 지난달 강릉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은 지난 26일 강원도 속사의 이승복 기념관에서 열렸고, 이씨의 시신은 이승복군과 부인, 아들 딸 옆에 묻혔다.

무장공비들에 의해 자행된 참극은 46년 전인 1968년 12월9일 강원도 평창군 노동리 계방산 중턱의 초가집에서 벌어졌다. 그해 10월 3차에 걸쳐 울진ㆍ삼척지구 해상으로 침투했던 북한 무장공비들 중 잔당 5명이 북한으로 도주하다 이승복군의 초가집에 들이닥쳤다.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던 이승복 군은 공비들을 향해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소리쳤고, 이 말을 들은 공비들은 이군을 오른쪽 입술 끝부터 귀밑까지 찢어 죽였다.

어머니 주대하(당시 34)씨, 동생 이승수(7)군, 이승자(5)양도 처참하게 학살당했다. 이승복 군의 형 학관(당시 15세)씨는 30여 군데를 칼에 찔리고도 거름더미에 숨어 살아남았고, 아버지 이씨는 이웃집 이사를 돕고 돌아왔다가 붙잡혀 칼에 찔렸지만 기적적으로 도주해 목숨을 건졌다. 이 군의 할머니 강순길씨는 마침 이웃집에 마실을 가 있어 무사할 수 있었다. 할머니 강씨는 1980년 노환으로 사망했다.

이제는 60세가 된 큰 아들 학관씨에 따르면 아버지 이씨는 1968년 사건 이후 온전한 정신이 아니었다. 수년 간 술로 밤낮을 지새우며 방황했다. 넋이 나가 집안도 돌보지 않아 학관씨와 할머니는 먹을 것이 없어 이웃에서 얻어먹기도 했다. 나중엔 할머니도 정신질환에 걸려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소리를 질러댔다.

아버지 이씨는 사람이 집에 찾아 오는 것을 싫어했고 비행기 소리에 극도의 공포감을 보였다고 한다. 형 학관씨도 불면증에 시달려 10여년간 약물치료를 받았다.

이들 가족을 가장 괴롭힌 것은 이승복 사건이 ‘오보’라고 주장한 언개련의 1998년 ‘오보 전시회’.

결국 대법원에서 조선일보의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이승복군 보도는 사실로 판명났지만, 남은 가족들은 아직도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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