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는 독립국이 되어야 하는가?"
다음 달 18일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16세 이상 주민 410만명이 받아들 투표용지에 적힌 단 하나의 질문이다. 700년 전 스코틀랜드 '독립의 꿈' 재현은 이 문항에 대한 찬반 결과에 따라 판가름난다.
올해는 영화 '브레이브하트(Braveheart)'의 배경이었던 배넉번 전투(1314년)가 일어난 지 700주년 되는 해다. 당시 스코틀랜드는 이 전투에서 잉글랜드 군대에 압승을 거둔 뒤, 1328년 영국과 독립 보장 조약을 체결하고 독립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는 1603년 자국 국왕(제임스 6세)이 영국 국왕 제임스 1세로 즉위하면서 다시 연합국가가 됐다. 1707년 합병 이후 스코틀랜드는 독립국 지위를 누린 적이 없다.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와 함께 영국(United Kingdom)이라는 국가를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민족도 종교도 다르다. 스코틀랜드는 켈트족(族), 잉글랜드는 앵글로색슨이다. 스코틀랜드는 장로교, 잉글랜드는 성공회를 각각 믿는다. 스코틀랜드는 게일어(語)라는 독자 언어도 갖고 있다. 그러나 영국 전체 면적의 약 57%, 전체 인구(약 6300만명)의 84%에 이르는 잉글랜드가 주류를 차지하면서, 스코틀랜드는 '정치·경제적으로 차별받고 있다'는 뿌리 깊은 피해의식을 지우지 못했다. 영국 중앙정부는 1999년부터 외교·국방을 제외하고 사법·보건·교육 등 내정에 관한 권한을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에 대폭 이양하면서 이런 피해의식을 다독였다.
스코틀랜드의 민족의식에 다시 불을 붙인 '주역'은 스코틀랜드 국민당(SNP)이다. 국민당은 2011년 5월 자치의회 선거에서 '스코틀랜드 독립'을 공약으로 내걸고 승리했다. 영국이 유럽 경제 위기로 휘청거리는 것을 틈타, 국민당은 "독립을 통해 스코틀랜드를 더 부유한 주권 국가로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스코틀랜드 독립의 모델로 SNP가 내걸고 있는 청사진은 영국보다는 북유럽에 가깝다. 무상 보육 지원, 최저임금 현실화, 핵미사일 잠수함 기지 폐쇄, 세제 개편 등을 통해 복지와 환경을 북유럽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올해 실시된 49차례 여론조사에서는 '독립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을 모두 앞섰다. 최대 20~25%포인트까지 반대 의견이 많다.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경우 잠재적인 경제 불안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8일 현지 일간지 조사에서는 '독립 찬성' 의견이 43%로 한 달 전보다 4%포인트 올랐다. 분리 독립파는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지면 내달 투표 결과를 점치기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